구의 부피를 처음으로 알아낸 사람은 누구일까요? 고대의 수학 천재 아르키메데스였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어떻게 구의 부피를 알아낼 수 있었을까요?
1899년, 콘스탄티노플의 (지금의 이스탄불) 성묘 수녀원에서 10세기의 양피지가 발견되었습니다.
이 양피지에는 1229년 4월 13일에 기록된 기도문에 의해 부분적으로 지워지고 덮어쓰여진 아르키메데스의 작품들이 들어 있었습니다.
놀랍게도 이미 사라져버린 것으로 생각되었던 아르키메데스의 저작 방법론(Method)이었습니다.
The Method of Mechanical Theorems
역학적(으로) 정리(를 얻는) 방법에 대하여, 에라토스테네스에게 전함
아르키메데스는 지렛대와 무게 중심에 대한 지식을 이용해 다양한 기하학적 도형들을 서로 균형 있게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그럼 아르키메데스의 방법을 최대한 따라가면서 구의 부피를 구해보겠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두 가지 지렛대의 원리를 수학적인 공리처럼 사용했습니다
각각 균형의 공리와 무게중심의 공리라고 부르겠습니다.
균형의 공리란 지렛대 위에 두 물체가 올려진 채 그림과 같이 균형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리의 비가 질량의 비와 반비례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즉 거리와 질량의 곱이 서로 같아야 합니다. 편의상 거리-질량 곱이라고 부르겠습니다. 현대의 역학으로는 회전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두번째 무게중심의 공리는, 만약 지렛대의 받침점 한 쪽에 두 물체가 놓여진 채로 다른 쪽에 놓인 물체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면 그 두 물체의 무게 중심으로 두 물체를 옮겨서 겹쳐 놓았을 때에도 지렛대는 여전히 균형을 이룬다 는 것입니다. 만약 두 물체의 질량이 같다면 두 물체의 무게중심은 두 물체가 놓였던 위치들의 중점입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세 개의 입체도형을 이용하였습니다. 구와 직원뿔, 직원기둥입니다.
지름이 2r인 구를 생각하고 직원기둥과 직원뿔의 크기를 다음 그림과 같이 정합니다. 직원기둥은 구를 꼭 채울 수 있는 크기입니다.
먼저 편의상 지레를 공중에 매달고 시작하겠습니다. 지레의 한 쪽에는 구의 지름의 길이 만큼인 지점에 직원뿔과 구를 매답니다. 이렇게 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직원뿔의 무게중심을 쉽게 알 수 없어서입니다.
직원뿔의 높이와 구의 지름은 서로 같습니다. 각각 위에서 길이 x인 지점에서 단면을 만들어냅니다. 단면은 두께가 아주 얇은 델타x의 원판으로 생각합니다.
직원뿔에서의 단면은 반지름 x인 원입니다.
구에서의 단면은 원의 성질과 닮음비를 사용해서 구합니다. 밀도는 서로 같다고 생각합니다.
두 얇은 원판의 질량의 합은 다음과 같이 계산됩니다.
이제 거리 2r을 곱해 거리-질량 곱을 구합니다.
그러면 이것은 반대편의 거리 x인 지점에 반지름 r인 원판 네 개를 붙여 놓는 것과 같네요.
차라리 밀도를 4로 해서 원판 하나를 붙여 놓는다고 생각하죠.
그럼 이제 왼편으로 가서 x=0지점에서부터 x=2r인 지점까지 움직여가면서 직원뿔의 원판과 구의 원판에 의한 거리-질량 곱과 같도록 오른 편에 반지름 r이고 밀도가 4인 원판을 차례로 붙여갑니다.
그러면 오른 편에는 그림과 같은 직원기둥이 만들어집니다.
완전한 균형을 맞추었네요.
오른 편에 있는 직원기둥의 무게 중심은 정확히 알 수 있습니다. 정확히 x=r인 지점입니다.
이제 좌우의 거리-질량 곱을 비교합니다.
드디어 구의 부피를 알 수 있습니다.
놀랍죠?
…
하지만 끝이 아닙니다. 이 정도의 설명을 가지고 고대의 수학 천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겨우 시작입니다.
“… 어떤 것들은 역학적인 방법에 의해 처음에는 분명해졌지만, 어떤 것들은 그 방법에 의한 그들의 조사가 실제적인 증거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후에 기하학에 의해 증명되어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물론 우리가 그 방법에 의해, 질문들에 대한 어느 정도의 지식을 사전에 획득했을 때, 그 증명을 제공하는 것은 어떤 사전의 지식 없이 그것을 찾는 것보다 더 쉽습니다.” (아르키메데스, 방법론)
아르키메데스는 오차?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그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아르키메데스에 의해 많은 기하학적 증명에 사용된 이 방법은 실진법(Method of exhaustion)이라고 합니다. 실진법에 의한 엄밀화는 매우 복잡하면서도 단조로운 작업(?)이라서 후대의 많은 수학자들을 심란하게 만들었으며 고통 속에 빠뜨렸습니다.
아르키메데스는 원뿔대를 차례로 내접시키고 또 외접시키는 방식으로 구의 부피에 대한 참값의 범위를 제한하였습니다.
그리고 원뿔대의 개수를 늘려가면서 오차의 크기를 어떤 양보다도 적게 할 수 있음을 논증하고 있습니다. 구와 원뿔대의 부피 합을 비교하는 작업은 매우 쉽지 않은 작업입니다. 위치에 따라서 그 원뿔대의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더욱 쉽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 모든 작업을 다 따라가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아르키메데스가 떠올렸던 생각의 핵심은 다 전달했으니 그것에 만족하고 오늘의 영상을 마치겠습니다.
//쇼츠1
수학자중에서도 천재, 천재 중에 천재를 고른다면 누구일까요?
가우스?, 오일러?, 뉴턴?, 라마누잔??
고대의 수학 천재를 꼽는다면 단연 아르키메데스입니다.
기원전 212년 로마 제국의 군대가 이탈리아 남부의 시칠리아 섬에 위치한 아르키메데스의 고향 시라쿠사를 공격했습니다. 로마 병정의 칼에 죽어가는 아르키메데스의 마지막 말은 “내 원을 밟지 마시오”였습니다.
로마군 사령관 마르켈루스는 예의를 갖추어 아르키메데스가 생전에 원했던 묘비를 세워주었습니다.
그로부터 거의 200년 후에 로마 최고의 문필가 키케로는 아르키메데스의 잊혀진 무덤을 찾아냈지만 그 이후에 (그의 무덤은) 다시 사라졌습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어떻게 구의 부피를 알아낼 수 있었는지
오랜 기간 수수께끼였습니다. 잊혀졌던 그의 저작은 1899년 다시 나타났고,
그 내용이 세상에 알려졌습니다. 1922년에 다시 사라진 원고는 1998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 홀연히 나타나 익명의 사업가에게 낙찰되었습니다.
//쇼츠2 카발리에리의 원리 갈릴레이의 제자
구의 부피를 구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에 카발리에리의 원리가 있습니다. 르네상스 유럽에서는 ‘불가분법’으로 불렸던 이 원리는 저 유명한 갈릴레이의 강력한 지적 영향력 아래 완성되었습니다. 갈릴레오는 카발리에리에 대해 “아르키메데스 이래로 기하학을 이처럼 멀리까지 깊이 연구한 사람은 거의 없다”고 평가했습니다.
카발리에리의 원리(Cavalieri’s principle)는 다음과 같습니다.
어떤 두 개의 평면도형을 평행인 직선으로 자를 때, 도형 내에 있는 선분의 길이가 항상 같으면 그 두 도형의 넓이는 같다.
두 입체를 하나의 정해진 평면과 평행인 평면으로 자를 때, 그 내부에 있는 잘린 부분의 면적이 항상 같으면 그 두 입체의 부피도 같다
그럼 구의 부피를 구해볼까요?
다음 그림을 보세요.
반구의 단면인 원과 직원기둥 단면의 이 부분은 넓이가 같죠.
그러므로 (반)구의 부피+직원뿔의 부피 = 직원기둥의 부피입니다.
어때요? 참 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