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작도 불능의 문제(3)
원적 문제란 원과 같은 넓이의 정사각형을 작도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화면)바퀴 굴리는거…
왜 이런 생각은 진지하게 검토하지 않았을까요? 원둘레를 길이로 나타내면 정사각형의 작도는 바로 가능합니다.
바로 이런 생각 때문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바퀴라고 이름 붙여진 역설입니다. 이 문제는 메카니카(Mechanica) 에 기술되어 있는데 , 아리스토텔레스의 작품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아마도 그의 추종자 중에 한 명이 썼으리라고 생각됩니다.
큰 원과 작은 원이 동심원으로 있습니다. 큰 원을 바닥에 놓고 원을 굴려보겠습니다. 그동안 작은 원은 이 직선 위를 움직여 갑니다. 작은 원이 한 바퀴 도는 동안 원 위의 점과 선분 위의 점이 정확히 일대일 대응합니다.
따라서 작은 원의 둘레의 길이는 큰 원의 둘레의 길이와 같습니다!!!
작은 원은 미끄러진다구요? 그러면 묻겠습니다. 미끄러져서 한 점이 두 점에 대응하나요? 언제 대응하고 언제 미끄러지나요?
단순해 보이지만 이 역설에 많은 참전용사가 있습니다. 메르센 소수로 소개했던 그 메르센, 데카르트와 동창생이자 파스칼의 스승이었던 메르센은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작은 원이 같은 점에 두 번 닿는지, 아니면 도약하고 미끄러지면서 진행하는지, 사실 나조차도 결코 발견할 수 없었고, 다른 어느 누구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생각합니다.”
갈릴레이 갈릴레오도 등장합니다.
“두 가지 새로운 과학“에서 갈릴레오는 원이 아닌 한 쌍의 동심 육각형을 고려하여 분석을 시작합니다 . 이 육각형이 표면에서 “구르는” 것을 상상하면서 갈릴레오는 외부 육각형이 새로운 면으로 굴러갈 때마다 내부 육각형이 작은 공간을 “뛰어 넘어간”다는 발견을 지적합니다.
“천 개의 변을 가진 다각형을 굴리면 큰 다각형은 그 둘레와 길이가 같은 선분을 그리겠지만, 작은 다각형이 그린 선은 천 개의 변과 천 개의 “빈 곳”으로 단속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천 개의 작은 빈 공간이 삽입되어 있습니다.”
원은 다각형의 변의 수가 무한히 많아진 도형으로 볼 수 있으므로 갈릴레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바퀴에 극미한 공간이 포함되어 있으며 삽입된 “빈 곳”(=공극 void)은 측정할 수는 없지만 무한히 존재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조금은 물리적으로 보이는 원자론으로 생각을 넘기고 있는데요, 수학적으로는 여전히 문제가 남습니다. 미끄러짐이라는 물리적 현상에 대응하는 수학적인 짝(꿍)-개념은 무엇일까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바퀴 역설에 대한 대표적인 반론은 다음과 같은 바퀴 역설의 논리 자체가 부당하다는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는 작은 원을 기준으로 바퀴를 굴립니다. 작은 원을 기준으로 바퀴를 굴리면 이번에는 큰 원의 둘레의 길이가 작은 원의 둘레의 길이에 맞춰집니다. 큰 원 위의 각각의 점이 짧은 선분 위의 점에 정확히 일대일 대응한다는 점은 확인하셨죠? 그렇다면 큰 원의 둘레의 길이는 이 것인가요? 아니면 이 것인가요?
논리 구조를 따지자면 낙하하는 물체의 속력에 관한 갈릴레이의 비판과 같은 구조입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무거운 물체는 더 빨리 떨어진다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갈릴레이는 바로 앞에서 이야기했던 책 “두 가지 새로운 과학“에서 다음과 같은 비판을 하는데요,
“두 물체를 묶으면 두 물체의 속력은 무거운 물체의 속력보다 느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두 물체를 묶는다면 전체의 무게는 증가하게 되고, 이는 무게가 무거울수록 속력이 증가한다는 의견에 모순”
이라고 주장합니다.
여러 반론들에도 불구하고 저는 선뜻 동의하기 힘듭니다. 오히려 메르센의 입장에 더 지지를 보내고 싶네요.
아리스토텔레스의 바퀴 역설은 길이라는 개념이 도대체 무엇일까? 길이라는 개념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즉, 길이 자체라는 개념을 질문하고 있으며
우리가 알고 있었던 길이에 대한 이해는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원래 다른 길이니까 다르다”라고 주장할 수 있나요?
“선결문제 요구의 오류”입니다.
저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문은 좀 더 깊은 수준에서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바로 차원이라는 개념 아닐까요? 차원의 속성은 무엇인지, 차원의 속성은 어디에서 생기는지에 대한 탐구를 통해서 정확하게 접근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영상들에서는 여러 역설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조금 더 깊이 다루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