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수학의 역사를 따라가면서 중요한 수학적인 명제와 주제들을 시대별로 찾아보면서 탐구해 보는 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지난 주까지의 영상들에서는 평행선 공리를 주제로 하여 고대 그리스 시대의 생각에서부터 근대의 탐구들을 살펴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비유클리드기하의 세계를 둘러 보았는데요, 오늘은 다시 수학의 역사의 줄기를 따라 그리스 시대로 되돌아가 새로운 주제를 찾아보겠습니다. 평행선 공리가 등장하는 유클리드의 원론 이후 중요한 수학적인 주제는 무엇일까요?
아무래도 디오판투스의 산술이라는 저작에서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디오판투스는 알렉산드리아에서 활동했던 그리스 수학자입니다.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나고 죽었으리라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태어난 해가 정확히 서기 200년인지 211년인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나이는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묘비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This tomb holds Diophantus. Ah, what a marvel.
And the tomb tells scientifically the measure of his life.
God vouchsafed that he should be a boy for the sixth part of his life.
When a twelfth was added, his cheeks acquired a beard.
He kindled for him the light of marriage after a seventh,
And in the fifth year after his marriage He granted him a son.
Alas! late-begotten and miserable child, when he had reached the measure of half his father’s life, the chill grave took him.
After consoling his grief by this science of numbers for four years, he reached the end of his life.
디오판투스를 혼히 대수학의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몇 가지 중요한 수학적인 진전을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그가 만든 첫 번째의 진보는 유리수를 수로 인정했음입니다. 예를 들어 16과 5 사이의 비율, 16 대 5라는 표현을 넘어서서 5분의 16이라는 비율로 표현되는 수를 방정식의 계수로 사용했습니다.
두 번째의 진전은 대수학적인 기호들을 처음 사용했음입니다. 기호의 사용은 이전 시대나 동시대의 다른 수학자들의 저작에서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온전히 디오판투스만의 창의적인 시도였습니다. 미지수와 미지수의 거듭제곱에 해당하는 기호를 사용했고, 뺄셈에 해당하는 기호와 심지어 “같다(=)”에 해당하는 기호를 쓰기도 하였습니다. 수학의 역사를 보면 천년도 더 지난 15세기 유럽에 이르러서야 수학에 기호가 차츰차츰 쓰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디오판투스는 문장의 수학에서 기호의 수학으로 이행하는 중요한 한 걸음을 처음으로 내디뎠습니다.
예를들어 산술 2권의 8번째 문제입니다.
<<주어진 제곱수를 분해하여 두 개의 제곱수합으로 표현하기>>
16을 두 제곱수의 합으로 분해하자.
문제의 해설입니다. 다른 수학저작들이라면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첫번째의 제곱수를 어떤 것의 제곱이라 하자. 그러면 두번째 수는 16 빼기 어떤 것의 제곱이다. 이 두번째 수가 제곱수가 되어야 한다.
나는 어떤 것의 임의의 배수에서 16의 제곱근을 뺀 차이를 제곱해 보겠다.예를 들어 나는 어떤 것의 2배와 16의 제곱근인 4와의 차이를 제곱한다. 제곱하여 얻어진 수는 어떤 것의 제곱의 네배와 16을 더하고 어떤 것의 16배를 뺀 수이다. 나는 이제 이것과 16 빼기 어떤 것의 제곱과 같다고 놓겠다. 나는 양변에 어떤 것의 제곱 더하기 어떤 것의 16배를 더하고 또 양변에서 16을 빼겠다. 이 방법으로 나는 어떤 것의 제곱의 다섯배와 어떤 것의 16배가 같다는 것을 얻는다. 그러므로 어떤 것은 16 나누기 5이다.
이런 설명을 디오판투스는 다음과 같이 바꾸었습니다.
첫번째의 제곱수를 x^2이라 하자. 그러면 두번째 수는 16 -x^2이다. 이 두번째 수가 제곱수가 되어야 한다.
나는 x의 임의의 배수에서 16의 제곱근을 뺀 차이를 제곱해 보겠다.예를 들어 나는 x의 2배와 16의 제곱근인 4와의 차이를 제곱한다. 제곱하여 얻어진 수는 4x^2+16-16x이다. 나는 이제 이것과 16 -x^2과 같다고 놓겠다. 나는 양변에 x^2+16x를 더하고 또 양변에서 16을 빼겠다. 이 방법으로 나는 5x^2=16x를 얻는다. 그러므로 x=16/5이다.
실제로 현대적인 방정식도 만들어 풀었습니다.
그런데 기호의 사용이라고 해서 현대의 우리가 쉽게 이해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실제 디오판투스가 사용한 기호를 보겠습니다. 삼차방정식을 나타낸 디오판투스의 표기법입니다. 이것이 엑스 세제곱이고 이 기호가 뺄셈을 뜻하며 등호의 기호입니다. 무슨 암호인 듯 쉽게 이해하기는 힘들겠죠?
디오판투스가 만든 세 번째의 진전입니다.
기하 중심의 수학에서 산술에 대한 연구를 그 중심에 두었습니다. 그리스 수학의 기하학적인 쏠림으로 보면 약간의 이단아적인 성향이라고 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이집트에서 나고 자랐기 때문에 약간의 비그리스적인 성향이 생겼으리라고 추측해 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학교에서 부정방정식, 좀 더 구체적으로, 정수 조건의 부정방정식이라고 배웠던 내용이 그의 탐구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래서 수학에서는 이런 종류의 방정식을 디오판투스의 방정식이라고 부른답니다.
간단히 비유하겠습니다.
다음 방정식을 풀어라.
초등학생의 문제입니다. 중학생의 문제입니다. 고등학생의 문제입니다. 자연수로만 해도 해의 개수가 생각보다 많이 늘어나는군요.
이제 대학생의 문제, 수학자의 문제입니다.
바로 이것이 디오판투스의 방정식이고 일반해를 구하는 문제입니다.
오늘 영상에서는 바로 이 피타고라스의 정리에 대한 일반해를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이미 고대 그리스 시대, 아니 그보다 더 이른 고대 바빌로니아 문명에서 일반해를 알고 있었거나 추측하고 있었으리라는 증거가 있습니다.
평행선 공리에 대한 영상에서 소개한 바 있던 서기 5세기 무렵의 그리스 수학자 프로클로스 기억하시나요? 프로클로스는 유클리드 원론에 대한 주석서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삼각형을 찾는 방법이 두 가지가 전하는데 하나는 피타고라스에게서 비롯되었고, 다른 하나는 플라톤에게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피타고라스의 방법은
홀수로 시작하는데…하면서 피타고라스의 방법을 설명하며, 플라톤의 방법은 짝수에서 시작한다…하면서 플라톤의 방법을 설명합니다.
문자를 사용하여 현대적으로 해설하면 피타고라스의 방법은 홀수인 n에 대해서, 3,4,5, 5,12,13, …이라는 해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플라톤의 방법은 짝수인 n에 대해서, 4,3,5, 6,8,10, 8, 15, 17, …이라는 해를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사실 저와 같은 방법들이 피타고라스나 플라톤에게서 비롯되지는 않았으리라는 의견이 더 많습니다.
하지만 일반해에 매우 근접한 수학자들이 있었던 것은 확실합니다.
먼저 유클리드입니다.
원론 제 10권 명제 29의 첫번째 보조정리를 보겠습니다. 보조정리의 내용은 그 합이 제곱수인 두 제곱수 찾기입니다.
닮음 평면수이거나 제곱수라고 하자. 제곱수들은 닮음 평면수이다.
원론 7권
정의 16 어떤 두 수를 곱해서 만들어진 새로운 수를 ‘평면수(plane number)’이라 하고 어떤 두 수를 각각 ‘면’의 ‘변(side)’이라 한다.
정의 21 두 도형의 각 변들이 서로 비례하면 ‘닮은 평면수’ 또는 ‘닮은 입체수’라고 한다.
닮음 평면수란 한 마디로 닮음은 두 직사각형의 넓이로 얻어지는 수들입니다. 특징은 뭘까요? 이들을 곱하면 완전제곱수가 됩니다.
이제 AC의 중점을 잡습니다. D입니다.
이제 간단한 인수분해 공식을 사용해 봅니다.
결국 현대적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은 또는 다음과 같은 일반해를 구할 수 있습니다.
유클리드 시대에 이미 일반해에 대한 생각들을 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일반해에 근접한 수학자는 바로 오늘의 주인공인 디오판투스입니다.
앞에서 소개하였던 산술 2권의 8번째 문제입니다.
현대적인 해석으로 바꾸어가면서 해설하겠습니다. 각각의 단계에서 문자를 이용하기만 하면 됩니다.
16을 두 제곱수의 합으로 분해하자. –> A^2을 두 제곱수의 합으로 분해하자.
A^2-X^2=Y^2이라하겠습니다. 그러면 반지름이 A인 원 X^2+y^2=A^2입니다. 원을 그립니다. 임의의 수를 나타내는 변수 t를 사용하여 Y=tX-A라는 직선을 그립니다. 다음과 같이 반드시 만나는군요.
대입하여 풀 수 있습니다.
차례로 정리합니다. 디오판투스가 유리수를 자유롭게 썼다라는 사실을 사용하면 유클리드에서와 같은 현대적인 일반해를 얻을 수 있다.
결국 유클리드에게서나 디오판투스에게서 모두 현대적인 의미의 일반해를 구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일반해를 추구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그들의 관심의 본질은 일반해에 있지는 않습니다. 유클리드는 유리수, 무리수를 구분해야만 하는 비례론에 더 관심이 있어 보이고, 디오판투스 역시 일반화로 나아갈 수 있는 예시를 보여주고 있을 뿐 직접적인 일반화에는 도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디오판투스는 대수학의 아버지라기보다는 정수론의 개척자라고 부르는 것이 적당하지 않을까 싶네요.
다음 영상에서는 디오판투스의 산술에 가장 많은 영감을 얻은 위대한 아마추어, 위대한 수학자를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