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스토텔레스는 《분석론 전서》(Prior Analytics)에서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정사각형의 대각선의 길이는 그 한 변의 길이와 공통의 척도로 측정할 수 없다. 만약 공통의 척도로 측정할 수 있다고 가정하면 짝수와 홀수가 같게 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 공통의 척도로 측정할 수 있다는 것은 두 변의 길이의 비가 정수 대 정수로 표현된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3.2와 4는 0.8이라는 크기를 공통의 척도로 사용하여 0.8 네 번=3.2, 0.8 다섯 번=4과 같이 측정할 수 있습니다.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와 그 대각선 길이를 공통의 척도로 측정할 수 없다는 말은
결국은 제곱근 2, 루트 2가 유리수가 아니라는 뜻입니다.
현대적인 제곱근 기호가 제일 먼저 쓰인 때는 서기 1525년입니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공통의 척도로 측정할 수 없는 양’이라고 불렀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삼단논법에 의한 올바른 추론의 방법을 설명하면서
모순에 의한 증명법(Proof by contradiction)을 설명하는 한 예로 정사각형의 대각선은 그 한 변과 ‘공통의 척도로 측정할 수 없는 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이미 아리스토텔레스의 시기에는 루트 2가 무리수라는 사실에 대한 증명이 널리 알려져 있다는 뜻일 텐데요.. 그러니까 우리가 중학교 과정에서 배웠던 다음 증명은 무려 2천년도 넘은 증명입니다.
정사각형의 한 변과 그 대각선을 공통의 척도로 잴 수 있다고 가정합니다. 그 비율을 가장 간단하게 표현하여 a:b라고 합시다.
a^2+a^2=b^2=2a^2이니 b는 짝수입니다. 서로소이므로 a는 홀수여야 하겠죠.
b=2c라 하면 a^2=2c^2입니다. a는 짝수입니다.
이것이 바로 아리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짝수와 홀수가 같게 되는 상황입니다.
플라톤은 대화편 Theaetetus (dialogue) 에서 기원전 400년 무렵에 키레네의 테오도루스가 이미 3의 제곱근, 5의 제곱근부터 17의 제곱근까지의 길이들이 공통된 척도로 측정할 수 없는 양, 즉 무리수임을 증명했다고 증언하고 있습니다.
공통의 척도로 측정할 수 없는 양에 대한 첫 발견자는 아마 히파수스인 듯 합니다. 히파수스는 피타고라스 학파의 한 일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무리수의 발견은 피타고라스 학파에게는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를 코스모스라고 부른 사람이 바로 피타고라스라고 합니다. 코스모스 라는 단어의 사용은 우주를 질서 있는 실체로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피타고라스는 숫자와 그 대칭성을 그의 가르침에서의 첫 번째 원리로 삼았습니다. 수와 그 대칭성은 자연 전반의 규칙에서 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숫자는 모든 존재의 속성과 조건을 지배하며 다른 모든 것의 존재 원인으로 간주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수치적 대칭성을 조화라고 불렀습니다. 피타고라스 철학자들은 수는 모든 존재의 요소이며 우주 전체는 조화와 수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혼돈의 우주가 아닌 질서의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 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얄궂게도 피타고라스 학파가 최고로 이루어낸 성과에 의해서 무리수가 발견되었습니다. 여러 수학사가들은 추측하기를 히파수스의 처음 증명은 아마도 저렇지는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기하학적인 방법으로 무리수성을 찾아냈으리라 추측합니다.
어떤 유리수를 가장 간단한 비율로 나타냅니다. 가장 간단한 비율로 나타낸다는 것은 무슨 뜻이죠? 기약분수로 나타낸다는 뜻입니다. 이것을 다르게 말하면 그 비율을 나타낼 때 더 작은 자연수들을 사용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예를 들어 1.4를 분수로 나타내어 14/10라고 해 보죠. 그런데 이 값은 좀 더 작은 자연수들을 이용해서 나타낼 수 있습니다. 7/5입니다. 기약분수입니다. 더 이상 작은 자연수들을 사용해서는 1.4를 나타낼 수 없습니다.
이제 루트2가 유리수라고 가정합니다. 기약분수로 나타내고 그에 맞추어
그림을 그립니다. 이제 이것보다 작은 직각이등변삼각형은 변의 길이들이 모두 자연수일 수는 없습니다.
원호를 그리고
수직을 그립니다.
합동입니다.
이것도 작은 직각이등변 삼각형입니다. 그런데 길이가 어떻게 되었죠? 더 짧아졌습니다. 더 작은 자연수로 직각이등변삼각형을 그렸네요.
불가능합니다.
그런데 일부 수학사가들은 히파수스의 처음 발견이 제곱근 2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더 나아가서 바로 황금분할에 있다고 주장합니다. 놀랍게도 피타고라스 학파에게는 가장 자랑스러운 업적, 하기에이아에도 무리수성이 숨어 있었습니다.
황금분할의 무리수성은 유클리드의 정의에서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정의 자체에서 황금비율이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그림만으로도 황금비율은 기약분수로 나타낼 수 없음이 확실합니다. 전체와 중간부분이 가장 간단한 비율로 나타내졌다면 더 작은 길이들로 나타내진 중간부분과 확장된 부분의 비는 같지 않아야 합니다.
히파수스는 침묵하라는 서약을 강요 받았고 그것을 지키지 않고 비밀을 발설하자 바다 속에 산 채로 수장되었다고도 합니다.
//쇼츠대본
루트2가 무리수라는 증명 많이 보셨죠?
루트 2는 유리수다라고 가정하자라는 문장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증명은 그 역사가 무려 2천년도 넘습니다.
하지만 이 증명방법보다 더 이른 증명이 있습니다. 도형에 의한 증명입니다.
이제 루트2를 유리수라고 가정하고 기약분수 a분의 b로 나타냅니다.
다음 그림을 보시죠.
어때요?
길이가 더 짧은 직각이등변삼각형을 찾을 수 있죠?
기약분수인데 더 작은 자연수들의 비율로 나타낼 수 있습니다. 불가능한 모순입니다.
하지만 더욱 놀랍게도 무리수는 피타고라스 학파가 가장 자랑스러워하던 하기에이아에서 처음 발견되었으리라 추측됩니다.
유클리드가 말했던 확장된 부분과 중간 부분의 비를 보세요. 정의 자체에서 황금비율이 두 가지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유리수일 수 없음을 바로 알아차리셨나요?
피타고라스 철학자들은 수는 모든 존재의 요소이며 우주 전체는 조화와 수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그들에게 무리수의 발견은 충격과 공포였습니다. 처음 이를 발견한 히파수스는 외부로 이 증명을 절대 알리지 않겠다는 서약을 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비밀을 누설한 죄로 바닷속에 산 채로 수장되었습니다.
만약 피타고라스가 부활하여
당신을 물속에 빠뜨리려 한다면 맹세하세요!! 콩을 먹지 않겠다고!!!!
//쇼츠대본2
루트 2 무리수 증명2
무한강하법, Proof by infinite descent
루트 2가 무리수인지 아직도 이해가 되지 않나요?
두 번째 증명 방법입니다.
수학자들이 무한강하법이라고 부르는 방법입니다. 여기에서는 기약분수나 서로소라는 가정조차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난 번 영상의 그림을 다시 한번 보겠습니다.
두 가지를 잘 보세요. 작은 직각이등변삼각형이 얻었죠? 변의 길이가 분명히 짧아졌습니다. 그리고 변의 길이들은 확실히 자연수겠죠?
그게 뭐가 문제인지 잘 모르겠다구요?
같은 방식으로 이 작은 곳에 더 작은 직각이등변삼각형을 그릴 수 있습니다.
단계를 지날 때마다 직각이등변 삼각형의 크기는 작아집니다.
언젠가는 1보다 작아질텐데 길이가 계속 자연수일 수 있을까요?
불가능한 모순입니다!!
루트 2가 무리수라는 증명은 스무 가지가 넘는데 그 중에 하나 더 보겠습니다. 스탠리 테넨바움이라는 수학자가 시카고 대학의 대학생이던 시절에 발견했다는 증명입니다.
역시 무한강하법입니다.
어때요? 넓이비가 2:1인 두 정사각형에서 길이가 더 짧으면서 역시 넓이비가 2:1인 작은 정사각형들을 얻어냈습니다.
루트 2는 무리수라는 사실, 이제 드디어 아시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