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 풀이의 본질

문제 풀이법

문제 풀이는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의 지속적인 탐색의 과정이다.

주어진 문제를 풀기 위해서 맨 처음 해야 할 일은 물론 문제를 정확히 읽고 이해하는 일입니다. 여기에서 “이해한다”라는 표현에는 사실 여러 가지 뜻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차차 이야기하도록 하겠습니다. 정확하게 읽었다면 이제 주어진 문제의 조건들을 검토합니다. 여러 조건들을 차분히 살펴보면서 각 조건들을 어떻게 전개할지, 어떻게 분석할지, 또는 여러 조건들을 어떻게 결합시킬지 등에 대해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면서 생각해야 합니다.

  문제를 풀어내는 첫 단계에서는, 우선 문제를 정확히 읽고 문제에서 말하는 조건과 원하는 내용이 무엇인지를 파악한 후에, 이를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해 보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 과정에서는 시행착오를 거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행착오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이 조건을 먼저 적용해 본다면 어떻지?”, “이 조건으로부터 어떤 가정이 가능한 거지?”, … 등등의 가설 세우기와 그에 대한 검증을 시도해야 합니다.

문제를 푸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매우 주의해야 할 부분입니다. 문제에 대한 분석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매우 필수적입니다. 풀이를 외우지 않는 한 말이죠. 분석은 풀이보다 중요합니다. 학생이 다양한 각도에서 문제를 분석할 수 있도록 충분히 유도해야 합니다.

심지어 이후의 풀이 과정에서도 시행착오는 흔히 나타납니다. 그런데 이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들, 특히 중하위권의 학생들, 심지어 이 부분을 잘 이해하지 못하는 학부모나 교습자에게서 배운 학생들은 문제 풀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어려움에 취약합니다. 처음 떠오른 방법으로 문제에 접근하다가 잘 안되면, 곧바로 심리적으로 매우 위축되는 듯한 경향을 보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른 방법으로 다시 접근해 보면서 문제 분석을 계속 진행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말이죠. 처음 접근한 방식이 틀리는 경우는 매우 자주 나타나는 상황인데 여기에서 다른 탐색 과정을 유도하지 않고 ‘(멍청하니까) 틀렸다’는 식으로 질책하면 학생들은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다른 방법을 잘 시도하려 하지 않게 됩니다. 바로 이 부분이 교습자의 판단이나 유도가 중요한 부분입니다. 문제와 다양한 각도에서 대화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 스스로에게서 빼앗지 말아야 합니다.

  선행적인 분석 과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그 다음으로는 문제에 대한 본격적인 풀이로 나아갑니다.

본격적인 풀이

문제풀이는 문제와의 대화이다.

수학적인 능력 가운데 이해력과 분석력 사이에 크나큰 간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당황스러운 사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높은 이해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일지라도 “머릿속에서 많은 수학적 내용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있느냐”, “머릿속에 존재하는 수학적 내용들을 어떻게 뽑아내어 쓰고 있느냐”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검토와 지적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수학적인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에만 집착하여 그 내용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떻게 뽑아내 쓸 것인가에 대해서는 학습이 부족하다면 문제와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학습상의 목표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물론 이 대화는 내면적인 대화여야 한다. 풀이 과정에서 친구나 선생님과의 외면적인 대화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반드시 내면화시켜야 합니다.

문제 풀이는 비교이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중간 과정에서는 자신의 생각과 문제에서 원하고 있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비교해 보는 습관이 아주 중요합니다. 보통 자신이 이해한 내용과 문제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 자신이 하려고 하는 내용과 문제에서 원하고 있는 내용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단순한 착각일 수도 있지만 문제 풀이의 과정이 잘 정리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어 수정해내는 연습도 아주 필수적인 학습 과정의 하나인데요, 공간 풀이법, 공간 학습법은 바로 이러한 연습에 최적화된 학습법입니다.

대화는 비교하기 위함이며, 비교는 차이를 찾아내고 해결하기 위함이다.

  ‘문제와 대화한다’는 관점은 공식을 사용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관점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공식을 사용하면서 문제에 공식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공식에 문제를 짜(!)맞추는 경향을 보이곤 합니다. 어떤 공식을 사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무조건 공식을 사용하려는 경향을 보여요. 또는 문제 풀이과정이 막히면 “아~ 도대체 여기에서는 어떤 공식을 사용해야하는 거야??”라고 하면서 무조건적인 공식의존성(?)을 보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때 필요한 것은 주어진 조건, 주어진 상황과의 대화입니다. 문제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고 무엇을 쓸 수 있으며 자신이 알아낸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이야기해 보아야 합니다(물론 마음속으로^^~). 그러한 대화, 문제와의 대화를 통해서 알맞은 공식을 찾아내게 된다거나 그 문제에 적합한 성질을 직접 찾아내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앞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문제 풀이는 문제 분석의 연습이다.

수험생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내용입니다. 반복적인 연습으로 숙달시키려고만 한다면 당신은 암기과목을 펼쳐 놓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많은 학생들이 기출 문제를 수십 번씩 풉니다. 문제를 보자마자 답이 떠오르는 경지(?)에까지 이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처음 한두 번 풀 때에는 어떤 문제인지를 잘 몰라서 문제에 대해서 계속 분석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세 번, 네 번을 넘기면서 문제가 기억날 때에는 암기과목이 됩니다. 결정적으로 분석력이 퇴보합니다. 재수생, 삼수생, 엔수생 중에는 모의고사 성적은 기막히게 잘 나오는 데 정작 수능에서는 점수를 못받는 수험생들이 의외로 많이 있습니다. 공부할수록 분석력이 퇴보하는 공부를 하기 때문입니다. 공부량의 저주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학생의 실력이 초급이라면 이전에 배웠던 풀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서 풀이하는 것에 대해서 박수를 쳐주십시오. 만약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가진 학생이라면 자신이 풀어놓은 답안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하십시오. 각각의 과정에 대해서 그 과정이 갖는 “의미”를 이야기한다면 박수를 쳐주십시오. 만약 최상급의 실력을 바라는 학생이라면 “의미”를 이야기하려 할 때 “왜”를 물어보십시오.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는데 왜 그 방법으로 접근했니?” 라고요. 실력이 뛰어난 학생이 문제를 푸는 과정을 보면, 다양한 방법들과 접근법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그 가운데) 이 문제에는 이 방법이 가장 적합하다”라는 판단 과정을 수행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수학 문제 잘 푸는 방법

수학 문제를 잘 푸는 방법이라고 하면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문제 분석의 단계에서 수학 문제 잘 푸는 방법이고
두 번째는 문제 풀이의 단계에서 수학 문제 잘 푸는 방법.
세 번째는 문제 복습의 단계에서 수학 문제 잘 푸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크게 구분하자면
첫 번째와 두 번째에 대한 설명은 수학 문제를 잘 푸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고,
세 번째에 대한 설명은 수학 공부를 제대로 하는 방법에 대한 설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첫 번째 문제 분석의 단계에서의 공부법, 풀이법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문제 분석의 단계는
한마디로 본격적인 문제 풀이가 이루어지기 전에
선행적인 분석이 이루어지는 단계입니다.

선행적인 분석의 과정에서는
문제를 읽고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해야 하는
과제가 주어져 있는 단계입니다.
한 가지 오해를 먼저 집고 넘어가겠습니다.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보통 문제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
라고 많이들 얘기합니다.
“문제를 이해해야 만이 문제를 풀 수 있다”.
맞는 이야기입니다.
문제를 읽고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론 평소에
그만큼 많은 양의 공부가 이루어졌어야 합니다.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은 평소의 공부량이 부족하다는 반증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이야기는 너무 상식적인 이야기이며 난점이 하나 있습니다. 문제가 바로 이해가 된다고 하면
보통 쉬운 문제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이며 자신의 능력 안에서 풀 수 있는 문제에서나 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쉽지 않은 문제들은 보통 문제를 이해하는 것에서부터
벽에 부딪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상의 난이도를 가진 문제에 앞에서는
문제를 먼저 이해해라 라는 말은
어찌 보면 문제를 풀지 말라 라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해 보다는 문제를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놀랍게도
이해하지 못한다고 문제를 풀지 못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문제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문제의 전체적인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구조화를 위한 작업이 필요하겠죠.
번호 붙이기, 밑줄 긋기, 동그라미-네모 구분해서 치기…
와 같은 간단한 방법도 많이 쓰여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에서 주어진 조건과 문제에서 원하는 목표를 명확히 하여
풀이를 구조화하는 작업은
문제 풀이에 있어서 아주 도움이 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공간 풀이법에서의 용어를 쓰자면
조건의 공간과 목표의 공간을 명확히 정리하면서
‘문제를 구조화하자’ 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문제의 구조를 파악했다면 이제는 문제에 대해서 다양한 각도에서 접근하는 시도를 해봐야 합니다.

시도의 내용은:
1 관련된 내용, 관련된 개념들을 정리한다.
2 이후에 문제의 조건을 여러 각도에서 검토한다.
3 우선 순위를 주고 어떤 하나의 조건을 먼저 적용하면서 시작한다.
4 조건과 조건을 결합하거나 분리시키면서 문제의 시작점을 찾아 나간다.
입니다.

이제 문제 풀이 단계에서의 공부법, 학습법에 대해서 설명하겠습니다.
사실 오늘의 주제는 바로 이것인데
문제 풀이의 본질이 무엇이냐 하는
것입니다.
문제 풀이란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 지속적인 탐색의 과정이다.
이것이 제가 핵심적으로 주장하고 싶은 내용입니다.

지속적인 탐색의 과정에서는 시행착오가 필수적입니다.
시행착오가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시행착오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그것 역시 쉬운 문제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문제를 푸는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첫째로 시행착오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시험 직전에 긴박한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면 시행착오를 즐길 줄 알아야 합니다.
보통 ‘답지를 끝까지 보지 말아라’ 라고
하는 이야기가
바로 이 ‘시행착오의 과정을 충분히 거쳐라’ 라고
하는 이야기입니다.
두 번째로 시행착오를 통해서 우리는 배울 수 있어야 합니다.
이 시행착오의 과정에 대해서도 두 가지 큰 오해가 많은데요.
일단 자신이 잘못 풀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나타나는 반응을 보면 알 수 있죠.
첫 번째는 감정적인 반응입니다.
나는 멍청해, 나는 바보야.
그런 정도의 반응은 좀 애교스럽죠.
특히나 우리의 교육 환경은 실수에 대해서 관대하지 않습니다.
실수에 대해서 충분히 검토하고
자신의 생각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학습 환경 속에서 공부해 왔던 학생들은
이런 상황에서 정신적으로 매우 취약합니다.
이 다음에 어떤 시도를 해야 할지 전혀 알지 못하는,
그러니까 뭘 해야 될지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이 중단되는 비상사태가 겨우 한 두번 시도해 보고 나서 너무 빨리 나타납니다.
실수를 스스로가 검토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갖는 것은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문제와 다양한 각도에서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학생 스스로가 충분히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두 번째 더 중요한 오해가 있습니다.
틀린 부분은 바로 지워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더 심한 경우도 많죠.
처음부터 새로 푸는 겁니다.
저는 수학 문제를 풀 때 지우개를 쓰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복잡할수록 시행착오도 많아집니다.
예를 들어 처음에 방법 1를 시도를 해서 실패를 했다고 해보죠.
방법 2를 시도합니다. 방법 2도 실패합니다.
방법 3을 시도합니다.
그런데 방법 3을 시도해 보던 중에 사실은 방법 1이 올바른 방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방법 2를 이용해서 문제를 푸는 중에도 방법 1에서의 실수가 오히려 길잡이가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잘못 시도했던 방법이라 해도 문제 풀이에 도움이 될 수 있고 길잡이가 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잘못된 시도였다고 해도 어느 정도는 생각을 열어 두고 있는 것이 필요합니다.
무조건적으로 지워버리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시행착오에 대한 오해를 조금 떨쳐 버릴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문제풀이의 핵심이라는 주제로 돌아오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문제풀이는 문제와의 대화입니다.
해야 할 것과 할 수 있는 것 사이에서의 대화입니다.

수학적인 능력 가운데 이해력과 분석력 사이에 크나큰 간격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경우에 따라서는 아주 당황스러운 사실 가운데 하나입니다.
어려운 문제를 풀고나서 학생들의 반응은 어떻죠?
스스로를 대견해 합니다.
물론 당연합니다. 그리고 칭찬을 받아야 합니다.
그럴만한 가치는 충분합니다.
그런데 여기에 누구도 깨닫지 못하는 함정이 있습니다.
‘이렇게 어려운 내용을 이해해 주는 것도 어디야!!’라는
생각을 부지불식간에 가지게 됩니다.
‘이해하면 된다. 이해하면 완성된다.’ 라는
생각에 만족하고 거기에 머무르게 되는데,
우리의 수학교육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 중에 가장 중요한 문제를 꼽으라면 바로 이 것을 꼽고 싶습니다.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에 두면서
분석으로 생각의 차원이 올라가는 것을 소홀히 하게끔 만들고 있습니다.
이해가 필수적입니다만,
최상위의 수학을 지향한다면 거기에서 머무르면 안됩니다.
높은 이해력을 가지고 있는 학생일치라도 머릿속에서 많은 수학적 내용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있느냐.
머릿속에 존재하는 수학적 내용들을 어떻게 뽑아 내어 쓰고 있느냐 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많은 검토와 지적이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해력의 발전과 분석력의 발전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수학적인 내용을 머릿속에 집어 넣는 것에만 집착하여
그 내용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어떻게 뽑아 낼 것인가에 대해서는 학습이나 노력이 부족하다면
문제와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학습상의 목표점으로 삼아야 합니다.
물론 이 대화는 내면적인 대화여야 합니다.
풀이 과정에서 친구나 선생님과의 외면적인 대화를 통해 도움을 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결국에는 반드시 내면화 시켜야 합니다.

대화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분석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비법은 무엇일까요?
많은 학습법들이 ‘공부를 어떻게 해라, 문제를 어떻게 풀어라’ 라고 이야기하면서
어떻게 에 대한 부분은
하나같이 모두가 이야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화의 내용은 공식인가요? 개념인가요? 조건인가요?
모두 아닙니다.
놀랍게도 그것은
비교입니다.
무엇을 비교하는 거죠?
문제에서 추어진 조건과 내가 알고 있는 공식 개념을 비교하는 것이 그 첫 번째입니다.
조건과 조건을 서로 비교하여 그 차이점을 찾아내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결국은 문제를 푸는 나 자신의 생각과
문제에서 주어진 내용
그리고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개념, 공식,
3자 사이에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풀어나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 것들 모두 자신의 머릿속에 존재하겠지만 말이죠.

대화는 비교하기 위함이며
비교는 차이를 찾아내기 위함입니다.
차이를 찾았다면 반드시 그것을 해결해야 합니다. 문제 풀이의 열쇠가 바로 거기에 있습니다.

저는 문제를 풀 때, 그 문제에 알맞은 공식을 잘 떠올리지 못해서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곤 해요!
비교와는 상관없는 내용인가요?
아닙니다.
어느 단원의 문제인지
어느 단원 어느 부분의 문제인지
거기에서 나오는 용어, 개념, 내용들은 무엇인지
차례차례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대답해야 합니다.
문제 해설을 듣자마자 바로 아!~하고 떠올랐나요? 문제와의 대화가 부족했던 것입니다.

문제를 풀어나가는 중간 과정에서는
또 다른 차원에서의 비교도 필요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문제에서 원하고 있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비교해 보아야 합니다.
보통 자신이 이해한 내용과 문제에서 설명하고 있는 내용,
자신이 하려고 하는 내용과 문제에서 원하고 있는 내용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를 풀다가 정신이 없어서(?) 그 차이를 찾아내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긴 하죠.
하지만 단순한 착각이 아닙니다. 문제풀이 과정이 잘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이런 부분을 스스로 찾아내어 수정해내는 연습도 아주 필수적인 학습 과정에 하나인데요.
공간 풀이법, 공간 학습법은 바로 이러한 연습에 최적화한 학습법입니다.

문제와 대화한다는 관점은 공식을 사용하는 경우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관점입니다.
많은 학생들은 공식을 사용하면서
문제에 공식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공식에다가 문제를 짜맞추곤 합니다.
어떤 공식을 사용하기 위한 전제 조건이 조금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면 무조건 공식을 사용하려고 하는 거죠.
하지만 이때 필요한 것은 공식이 아닙니다.
문제에서 무엇을 원하고 있고
무엇을 쓸 수 있으며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알아낸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하고
문제와 이야기해 보아야 합니다.
그러한 문제와의 대화을 통해서 알맞은 공식을 찾아내게 된다거나 그 문제의 적합한 성질을 직접 찾아 내면서 한 단계 한 단계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

세 번째로 문제의 복습의 단계입니다.
두 가지 꼭 강조하고 싶은 게 있는데요.
복습 과정에서의 문제의 풀이는 두 가지 목표를 두고 이루어져야 합니다.
첫째 반드시 발전해야 합니다.
둘째 반드시 문제의 분석을 연습이 되어야 합니다.

문제의 풀이가 발전해야 된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만약 학생의 실력이 초급이라면
이전에 배웠던 풀이 방법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에 대해서 박수를 쳐줄 수 있습니다.
만약 중급 정도의 실력을 가진 학생이라면
자신이 풀어 놓은 답안에 대해서 설명을 요구해 보세요.
각각의 과정에 대해서 그 과정이 갖는 의미를 이야기한다면
박수를 쳐줄 수 있습니다.
만약 최상급의 실력을 자랑하는 학생이라면
의미를 이야기하려고 할 때
‘왜’를 물어보세요.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수도 있는데 왜 하필 그 방법으로 접근했느냐?라고요.
실력이 뛰어난 학생들이 문제를 푸는 과정을 보면
다양한 방법들과 접근법이 있다는 것을 의식하면서
그 가운데 이 문제는 이 방법이 가장 적합하다 라는 판단 과정을 거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1. 문제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빨라졌다거나
  2. 계산이나 풀이과정 전체에 대한 이해도가 상승하였다거나
  3. 특정 단계에서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찾아냈다거나
  4. 더 나아가 문제에 대한 완전히 새로운 접근법이나 해법을 만들었다거나

문제 분석을 연습하라는 이야기는 무슨 뜻일까요?
복습은 풀이의 암기가 아닙니다.
특히 수험생이라면 꼭 기억해야 할 내용입니다.
반복적인 연습이 결국은 암기에 촛점이 맞춰지게 된다면
여러분은 암기과목을 펼쳐 놓고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경우가 있습니다.
수능을 앞두고 많은 학생들이 기출문제를
심지어 수십 번씩 풉니다.
출제 경향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필수적이기 때문이죠.
문제를 보자마자 답이 떠오르는 경지에까지 이릅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깁니다.
처음 한두 번 풀 때에는 어떤 문제인지를 잘 몰라서
문제에 대해서 계속 생각하고 분석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세 번, 네 번을 넘기면서
문제가 기억날 때는 이제 1타 강사가 됩니다.
완벽한 풀이를 유명 강사 못지 않게 완벽하게 강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한 많은 학생들은 결국은 실패합니다.
지난 수능 킬러 문제 풀 수 있다라는 자신감 뒤에 숨어있는, 누구도 보지 못하는 독 버섯이 자라고 있기 때문입니다.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풀면서 수학이 암기과목이 됩니다.
출제 경향을 알아내기는 커녕,
결정적으로 분석력이 퇴보합니다.
재수생, 삼수생, 앤수생 중에는 모의고사 성적은 기막히게 잘 나오는데
정작 6, 9월 평가원 모의고사, 그리고 가장 중요한 수능에서는 점수를 못 받는 학생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공부할수록 분석력이 사라지는 공부를 하기 때문입니다.
잘못된 공부 방법의 저주라고도 할 수 있겠죠.
복습은 반드시 분석력을 발전시키는 것에 목표를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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