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톡스 학습법(1)-깨지는 생각

생각의 깨짐

공부하면 할수록 수학 실력은 점점 늘어날까요?
수학을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공부를 꾸준히 하지 않아서, 그러니까 학습 시간이 일정하지 않아서, 노력이 부족해서 일까요?

모든 것을 네가 노력이 부족해서 그렇다고 공부하는 학생에게 책임을 지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다 보면 집중 자체가 방해되는 상황이 있습니다.
내용이 어려워서 도대체 이해되지 않는다는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개념과 공식들을 한꺼번에 활용해야 하는, 그러니까 과부하인 상황일 수도 있습니다.
많은 상황들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 중에 중요한 한 가지를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집중이 방해되는 정도가 아니라 집중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상황입니다,
바로 “생각의 깨짐” 현상입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기본 개념부터 찬찬히 공부하고 나서 기본 문제 풀이도 어렵지 않게 지나왔습니다. 이제 무언가 완성되어 가고 있구나,…라고 느껴지는 시점에
아 이제 다 되었다고 움켜 잡으려는 순간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그동안 공부했던 것이 하나도 머릿속에 들어있지 않은 느낌입니다.
한동안 공부에 집중하지 못합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습니다.
아, 수학 어렵지… 그러니까 이제부터는 기초부터 착실히 다져가면서 공부해야지… 하고 공부합니다. 개념 이해 충실히 하고 기초 문제 꼼꼼히 풀어봅니다. 차곡차곡 잘 정리되는 듯 싶었지만 한 순간에 우루루 무너집니다…..
잘 이해되었던 내용, 잘 풀리던 문제가 갑자기 이해 자체가 되지 않습니다.
이런 경험 없으신가요?
약하게 경험하건 심하게 경험하건 대부분의 학생들은 시험 때마다 한 번씩은 겪습니다.

세 가지 수준으로 관찰됩니다.
수준1) 그동안 공부했던 것이 연기처럼 사라집니다.
공부 내용을 머릿 속에 확실하게 잡아 놓고 싶어 하지만 무엇인가 잡히지 않는 수준입니다. “알기는 알겠는데 모르겠다”고 하는 상황입니다.
수준2) 모래알이 되어 손가락 사이로 우수수 빠져나갑니다.
공부할수록 내용들이 머릿 속에 쌓이는 것이 아니라 들어간 만큼 밖으로 나가는 상황입니다.
수준3)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그동안 힘들여 받아들이고 정리하였던 개념, 공식들이 서로를 공격합니다. 너무 당연하다고 생각되었던 공식이나 근거들이 갑자기 어, 왜 그렇지로 바뀝니다. 이 개념 때문에 저 공식이 헷갈립니다. 유릿장처럼 깨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공격합니다.
한국사를 공부한다고 합시다. 임오군란, 갑신정변, 갑오개혁을 열심히 외웠다고 합시다. 그런데 막상 시험지를 받아보니 갑신정변이 먼저인지 갑오개혁이 먼저인지 엄청 헷갈립니다. 그런 식의 경험 있으시죠? 그런데 이것은 그냥 헷갈리는 겁니다. 머릿통이 터질 듯해도 말이죠. 수학에서 헷갈리는 것은 차원이 다릅니다. 머릿속이 혼란한 정도가 아닙니다. 그 이상입니다. 개념과 개념이, 공식과 공식이 서로를 찌르고 공격하기 때문에 멘붕이라는 표현을 써야 한다면 이보다 더 정확하게 상황을 가리키는 말은 없을 듯할 정도입니다.
이 세 번째 수준의 상황이 제가 경험하기에는 가장 골치 아픈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들은 노력으로 극복 가능할까요? 거짓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공부를 하면 할수록 점점 익숙해지고 숙달되어서 점점 실력이 늘어나는 것일까요? 거짓입니다.
개념 이해가 부족해서라구요? 거짓입니다.
노력이 부족하다구요? 거짓입니다.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단기적으로 되지 않습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되지 않습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확실한 처방이 꼭 필요한 상황입니다. 확실한 내공과 많은 경험을 가진 선생님들만이 해결할 수 있습니다.

생각은 왜 찰흙 갖다 붙이듯이 되지 못하고 사라지고 깨지고 심지어 서로 찌르는 것일까요?

첫째, 생각의 그릇이 너무 작기 때문입니다.

둘째, 지식을 구조적으로 형성하는 능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지식이 너무 비체계적이며, 비구조적이고
병렬적, 나열적이기 때문입니다.
지식이 무차원적, 저차원적이라서 한 마디로 높낮이가 없습니다.
상위 개념과 하위 개념들로 잘 구분되어진 생각은 상위 개념이 하위 개념을 묶어주고 접착제 역할을 하기 때문에 매우 체계성이 있습니다. 따라서 질서가 있습니다.

셋째, 지식의 연결이 무비평적이기 때문입니다. 쉽게 받아들이고 무비평적으로 당연하다고만 생각하는 습관이 되어 있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이렇게 생각해야 하고 이렇게 풀어야 한다고 하면 그것을 무비평적으로 받아들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타인의 생각을 비교하고 검토하는, 그래서 비평적으로 받아들이는 노력과 습관의 형성이 없습니다.

넷째, 생각의 조립 능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검토 능력이 없어 만들어가는 힘도 없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반드시 해결해 줘야 합니다. 해결해 주어야 한다는 말은 제 경험상 학생 스스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봐왔기 때문입니다.

단기적인 처방도 있겠지만 섣불리 하다가는 문제를 더 키울 수 있습니다.
장기적으로 사고의 습관을 형성시키는 노력을 같이 해 줘야 합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무턱대고 이제부터 생각 좀 하면서 공부해라 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해당 학생이 사고 하는 방향성, 사고의 특성들을 살펴봐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의 시작은 개인의 성격적인 문제부터 점검해 가는 것입니다. 문제의 근원을 찾아나가면서 비로소 근본적인 해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다음 기회에는 테오쌤을 모시고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성격 유형별 학습 습관이나 학습 방법에 대해서 조언과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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