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다면체는 모든 면이 정다각형이면서 완벽한 대칭을 이루는 다면체입니다.
플라톤의 학원 아카데미아의 학생이었던 유클리드는 원론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정다면체는 오직 다섯 가지 뿐이다.
중학교에서 배웠던 방식으로 시작해 보겠습니다. 한 점에 모이는 정다각형의 수로부터 생각합니다.
삼각형으로부터 가능한 것은 세 개, 네 개, 다섯 개 모이는 경우입니다,
사각형은 세 개만 가능하군요.
오각형도 세 개, 육각형부터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일단 다섯 경우만 가능합니다.
오일러는 새로운 것을 발견했습니다.
점-선+면=2이다. 위상수학의 시작이죠.
정확한 계산을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오각형으로 이루어진 정다면체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면의 수를 f라 하죠. 꼭짓점의 수는 어떻게 되나요? 면마다 5개씩 5f개, 그런데 세개의 정오각형이 한 점에서 모이니 3으로 나누어야 합니다. 꼭짓점의 수는 5f/3입니다.
비슷하게 변의 수는 면마다 5개씩 5f개, 그런데 두 면이 한 변에서 만나고 있으므로 모서리의 수는 5f/2입니다. 오일러의 공식에 집어 넣고 계산합니다.
f=12가 나옵니다. 정오각형을 이용한 정다면체는 정십이면체가 되는군요.
하지만 여기에서는 조금 색다른 방법으로 정다면체를 찾아보겠습니다.
캐나다 퀸즈 대학교 교수인 정수론자 램 머티가 말했습니다. “오래된 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풀어보는 것은 놀라운 수학적 영감의 원천이다”.
이제 이차원적인 도형을 그려가면서 정다면체를 직접 상상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그 전에 정다각형을 바라보는 한 가지 색다른 관점을 먼저 소개하겠습니다.
내부와 외부를 반대로 생각하는 관점입니다. 수학에서는 반전(inversion)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길이나 크기를 무시한다면 정다각형의 내부와 외부를 바꾸어 보는 것은 전혀 차이가 없습니다.
아 정확하게는 한 점이 더 필요합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평면이 아닌 구면에서는 내부와 외부의 구분은 의미가 없습니다.
역시 정오각형으로 만들어지는 정다면체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오일러의 공식에 따르면 열 두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정다면체였습니다.
먼저 정오각형을 그리고 각 꼭짓점에서 만나는 면의 수를 씁니다. 지금은 당연히 1입니다.
한 꼭짓점 주변에 오각형 두 개를 더 그려야 하겠죠?
그래서 결국 다섯 개를 그리게 됩니다. 모양이 정오각형이 아니라고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은 정오각형 사이의 위치 관계가 중요하니까요.
이제 당연히 그 밖으로 다섯 개의 정오각형을 그리게 되고 각 꼭짓점에 연결된 면을 가리키는 숫자를 쓰면 이렇게 됩니다.
이제 어떻게 하면 되나요? 커다란 오각형을 덮어 씌우면 되는 거지만, 반전된 오각형을 붙이기로 하겠습니다.
아, 점 하나도 잊으면 안 되죠.
모두 열 두 개의 면이 필요하군요.
그런데 사실 이 단계에서 반전을 쓰면 더 간단하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반전시키고
조금 회전시켜
꽉 맞춥니다.
그런데…. 아직 남은 문제가 있습니다. 진짜로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입니다. 오각형 열 두개로 입체도형을 만들 수는 있다고는 해도 그것이 정확히 정다면체가 될 수 있을까요?
유클리드는 직접 작도를 해 보입니다. 역시 정십이각형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정육면체를 먼저 작도하고 그 위에 정오각형을 얹는 방식입니다.
먼저 정오각형입니다. 대각선을 한 변으로 정육면체를 작도합니다.
각 변의 중점을 연결합니다.
그 선분들을 황금분할합니다. 현대적인 기호를 써서 황금비를 편의상 파이:1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러면 파이에 대한 관계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한 변의 절반에 해당하는 길이들을 그림과 같이 황금분할 합니다.
파이에 해당하는 길이만큼 수직으로 선분들을 세웁니다.
이 길이는 2파이입니다. 정확히는 비율상 그렇습니다.
이제 이렇게 지붕을 만듭니다.
과연 이 지붕에서 원래의 정오각형을 재발견할 수 있을까요?
직각삼각형에서 빗변의 길이를 구합니다. 직각삼각형을 또 한 번 이용하여 빗변을 구합니다.
2파이입니다. 길이가 같네요.
정오각형에서 한 변과 대각선은 황금비를 이룹니다.
따라서 이 사각형은 등변사다리꼴이며, 정확히 이 사각형과 일치합니다.
그리고 이 삼각형은 이 삼각형과 일치합니다. 세 변이 모두 같습니다.
정육면체의 앞쪽 면에도 같은 방식으로 작도합니다.
이 오각형을 봅니다. 혹시 이 오각형이 굽어진 오각형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 삼각형과 이 삼각형을 봅니다.
닮음입니다. 그래서 굽어진 오각형이 아니라 정확히 평면도형이 됩니다. 드디어 정오각형이 그려졌습니다.
정육면체의 한 면에 두 개의 정오각형을 지붕처럼 얹어 놓으면 6곱하기2, 12면체를 완성할 수 있습니다.
//쇼츠1
정다면체는 오직 다섯 가지만이 존재합니다. 이들은 플라톤의 정다면체라고도 불립니다.
플라톤은 네 가지 기본 원소 흙 , 공기 , 물 , 불을 각각 정다면체와 연관시켰습니다. 흙은 정육면체, 공기는 팔면체, 물은 정이십면체, 불은 사면체와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또 플라톤은 “신은 온 하늘의 별자리를 배열하는 데 정십이면체를 사용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조차 기본 원소와 정다면체와의 연관성에 별 관심을 두지 않았지만 천문학자 케플러의 눈길을 붙잡기에는 충분하였습니다.
현대의 과학자들은 아주 작은 것에서 정다면체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테인은 정사면체, 온실기체 중 하나인 육불화황은 정팔면체 구조입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놀랍게도 많은 바이러스들은 정이십면체로 된 단백질 껍질로 자신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쇼츠2
정다면체는 모두 다섯 가지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정다면체를 조금 변형하면 새로운 다면체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요? 준정다면체라고 합니다.
방법은 크게 두 가지, 정다면체를 깎아 나가거나 부풀려 채워 나가는 것입니다.
아르키메데스가 이미 발견했네요. 모두 13 종류입니다. 잊혀졌던 그의 발견은 1619년 케플러가 재발견했습니다. 정육면체를 이용하여 그 중에 네 가지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정육면체를 이와 같이 자릅니다.
정팔각형과 정삼각형이 나타나는 ‘깎은 정육면체’입니다.
더 많이 잘라내 볼까요? 육팔면체입니다.
정육면체의 면들을 떼어 낸 후
중간 부분을 사각형과 삼각형을 채워넣습니다. “마름모 육팔면체”입니다.
이번에는 약간 비틀어서 삼각형을 채웁니다. 모두 32개의 삼각형을 채우면 “다듬은 정육면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