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할수록 더 아프다.

의료빈부격차 심화, 만성질환 1.8배

영주기독병원의 이희영 임상의가 수행한 연구에서 의료급여(저소득층을 위한 국가의 의료보장제도) 수급자와 건강보험 가입자 간의 건강 격차가 드러났다. 이 연구는 2023년 충북 오송 한국보건복지인재원에서 열린 사회정책연합공동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으며, 2018년 경주의 한 병원에서 50세에서 70세 사이의 환자 246명을 대상으로 한 분석에 기반한다.

연구 제목인 “의료급여 수급자와 건강보험 가입자의 임상적 건강 수준의 격차 분석”은 의료급여 수급자들이 건강보험 가입자들보다 거의 1.8배 더 많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다는 우려스러운 추세를 보여준다. 건강보험 환자들의 평균 만성질환 수는 2.19개였지만, 의료급여 환자들은 평균 3.84개의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었다. 특히, 의료급여 환자 중 23.3%가 6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었으며, 이는 건강보험 환자군의 0.7%와 대조적이다.

고혈압, 고지질혈증, 당뇨병과 같은 일반적인 만성질환에서 두 집단 간에 큰 차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의료급여 환자군은 근골격계 질환, 위장장애, 기억력 감퇴, 우울 삽화(2주 이상 지속되는 우울증), 불면증, 불안 장애 등에서 건강보험 환자군보다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예를 들어, 불면증의 경우 의료급여 환자 중 13.6%가 수면제를 복용하는 반면, 건강보험 환자군에서는 1.4%에 불과했다.

이러한 차이는 환자당 복용 약물의 수에도 영향을 미쳤다. 건강보험 환자군에서는 환자 한 명당 평균 3.39개의 약물을 복용하는 반면, 의료급여 환자군에서는 평균 6.49개로 거의 두 배에 달했다. 심지어 일부 의료급여 환자들은 하루에 15개의 약물을 복용하기도 했다.

이희영 임상의는 연구에서 특히 의료급여 환자군이 불면증, 불안 장애 등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것에 주목했으며, 이는 육체노동, 직업력, 스트레스 상황 등이 원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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