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인지 발달과 장내 미생물 사이의 연관성을 밝히는 중요한 연구 결과가 미국 웰즐리대학의 반야 클레팍-세라이 생명과학 교수팀에 의해 발표되었다. ‘환경이 아동 건강에 미치는 영향(ECHO)’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이 연구는 18개월부터 10세에 이르는 381명의 아동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다.
연구팀은 이들 아동의 인지기능을 주기적으로 평가했으며, 평가 1주일 전에는 분변 샘플을 채취하여 장내 미생물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나이가 들면서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이 증가하는 경향이 발견되었다. 특히, 생후 18개월부터 장내 미생물 다양성과 단쇄 지방산 대사가 아동의 인지기능 평가 점수와 유의미한 관련성을 보였다.
연구팀은 알리스티페스 오베시와 블라우티아 웩슬레라레와 같은 미생물의 증가와 유박테리움 엘리겐스, 피칼리박테리움 프로스니치와 같은 단쇄 지방산 분비 종들의 존재가 아동의 인지기능 점수 향상과 연관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인지기능 점수가 낮은 아동들에서는 루미노코쿠스 그나부스와 같은 미생물이 더 많이 관찰되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어린 시절의 장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어린이의 식습관과 생활 습관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최근 장내 미생물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우울증 등 다양한 신경 발달 장애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면서, 장-뇌축(gut-brain axis) 이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 이론은 장내 박테리아의 부산물들이 혈액을 통해 뇌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바탕으로 한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과학 발전(Science Advances)’ 학술지에 게재되었으며, 어린이 건강 및 발달 연구 분야에 중요한 기여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