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쌤톡스의 성호쌤입니다. 그 동안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수학은 이해냐 암기냐 하는 논란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수학은 암기인가요? 이해인가요? 성호쌤의 생각을 먼저 말씀해 주세요.
이해가 우선이냐 암기가 우선이냐에 대한 논란인데요… 이 논란은 아주 중요한 논란이지만… 쓸모없는 논란입니다. 정답이 당연하니까요. 수학은 이해입니다. 이해가 필수이고 핵심이죠.
하나도 들리지가 않아요. 도대체 오늘 하시고 싶은 이야기는 무엇인지요?
사실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저의 생각을 여러분들께 이해시켜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 성향에 따른 공부법을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사람의 습성은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하는 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해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이건 암기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이건 나름대로 자신의 학습 성향이 형성된 이유가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중요한 이유는 초, 중등 과정에서 수학을 어떻게 접해 왔냐였습니다.
그리고 암기와 이해는 수학을 공부하는 과정에서 각각의 역할이 있습니다.
이해만을 강조하는 경우에도 암기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수학을 잘하는 아이들을 보면 암기가 밑바탕에 깔려 있는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그래서 암기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이런 개념이 있다. 저런 공식이 있다. 이런 방법을 써봤다. 저런 방법을 써봤다… 어떤 어떤 어려움들이 있더라…가 이미 머릿속에서 떠오릅니다. 순간적으로 그 과정이 떠오르고 검토가 되기 때문에 그 다음 단계가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암기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들이라면 많은 시간이 걸렸을 과정을
순간적으로 끝냅니다. 암기하고 있다기보다는 기억하고 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많더군요.
요점은 이해 위주로 접근하는 학생들에게서는 암기가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빠르게 지나가서 잘 보이지 않는 것일 뿐
암기가 적은 역할을 하는 것은 결코 아니라는 겁니다. 아니 기억이라고 해야겠죠.
나름대로 이유가 있는 습성은 무엇이 옳다고 해서 쉽게 바뀌지는 않더군요. 그래서 오늘은 어느 한 쪽으로 생각을 정하자기 보다는 각자에 맞는, 또는 각각의 방법에서 나타나는 약점들을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먼저 암기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공부법, 보완법을 말씀해 주세요.
수학을 암기 위주로 공부해야 하는 학생들은 첫 번째로는 공부량이 부족한 학생들입니다. 수학을 못하는 아이들은 기억을 잘못해요. 기본 공식조차 잘 떠올리지 못하기 때문에 진전이 없는 느낌부터 확 듭니다. 암기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습니다.
두 번째로 아무래도 이해력이 부족한 학생들입니다.
생각의 길이가 짧습니다. 개념의 이해로부터 출발하자고 하면 문제 풀이의 시작부터 끝까지의 과정을 머릿속에 담아 두질 못합니다. 그래서 시작과 끝을 연결시키지 못해요.
암기를 해줘야 이 과정을 줄이고 축약해서 감당할 수 있는 생각의 길이 만큼의 풀이를 만들 수 있게 됩니다.
약점이 있습니다. 암기 위주의 공부법은 외줄타기와 같습니다.
같은 유형을 표현을 다르게 해서 제시했을 때,
표현이 비슷하지만 결국은 다른 유형일 때, 판정을 못해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형이 조금만 달라져도 구분해 내지 못한다는 것이 암기 위주 학습법의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암기 위주의 학생이라면 세 가지에 촛점을 맞추어 약점을 보완해야 합니다.
첫 번째로는 개념과 유형의 선후관계를 잡아라 입니다.
단순히 말하자면 교과서 순서대로 기억하자 입니다.
미분을 예를 들어 볼께요. 미분의 정의 미분가능성 도함수 도함수 공식 도함수 활용
두 번째로는 기본에서 심화로 정리해 나가자 입니다.
첫 번째의 내용은 개념의 정리에 대한 방향성을 잡자는 이야기이고, 두 번째의 내용은 유형의 정리에 대한 방향성을 잡자라는 이야기입니다.
세 번째로는 이 과정에서 자신만을 틀을 만들어라 입니다. 예를 들어 미분에서 미분의 정의 미분가능성 도함수 도함수 공식 도함수 활용라는 방식으로 정리했나요? 그러면 여기에서 미분이라는 표현을 적분으로 바꾸면 어떻죠? 적분 가능성이라는 고등학교에서는 배우지 않는 개념이 나오긴 하지만 개념과 유형의 선후 관계는 전혀 바뀌지 않습니다. 하나의 틀을 만들어 낸다면 그것은 어느 단원에나 적용할 수 있습니다.
도함수의 활용에도 많은 내용들이 있고 또 그 하위의 내용들에 대해서도 또 다시 하위의 내용과 유형들을 정리해 나갈 수 있습니다.
이것을 얼마나
깊이있게
다층적으로 만들어 나가느냐에 따라서 엄청난 수학 실력의 도약을 이룰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는 이해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들을 위한 공부법, 보완법을 말씀해 주세요.
수학은 이해를 기초로 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이해를 기초로 하지 않는 수학은 모래알로 쌓은 성과 같습니다. 모양이 그럴 듯해 보여도 어느 순간 공든 탑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하지만 이해 위주의 학습법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이해는 유리로 만든 성입니다. “확실히” 이해하고 넘어가자라는 표현 귀에 박히게 들어보셨죠? 저도 많이 쓰는 표현입니다…. “적당히” 이해하고 넘어가자 라고는 할 수 없는 거 아니겠어요!!??
그런데 “확실히”와 “적당히”의 경계는 어디일까요? 어느 정도 이해해야 “확실히” 이해하는 것일까요? 공부하는 학생은 “확실히” 이해했다고 단언하지만 가르치는 선생님의 입장에서는 “적당히” 이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확실히” 판정할 수 밖에 없는 경우, 너무 많더군요.
공든 탑이 무너진다고 했는데,
“확실히” 이해했다는 착각 때문에
이해 위주의 학습법에서 공든 탑이 더 빨리 무너지는 경우도 제 경험으로 보았을 때 적지 않았습니다.
두 번째로 이해력과 정신력에는 깊은 연관이 있습니다. 이해력이 강하다고 해서 정신력도 강할까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모래성이 무너지면 어떻게 되나요? 다시 뭉칠 수 있습니다. 유리성이 무너지면 어떻게 되나요? 다시 뭉칠 수도 없습니다!!! 어! 아닌가?라는 의심이 들기 시작하면 자신만만하던 논리력은 순식간에 사라집니다. 완전 멘붕입니다.
세 번째로 속도를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이해 위주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딱 한 가지
다음과 같은 조언을 하고 싶네요.
형식을 중요시하라.
이해 위주로 하는 학생들은 체계적인 측면에서 보면 매우 취약하거나
더 나아가 체계성을 소홀히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때그때 이해하면 되는 거쟎아? 라는 근거없는(?) 자신감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수학은 체계와 형식을 매우 중요시하는 학문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네요. 대학교 수학과 2학년 정도의 과정에 유클리드 기하학이라는 과목이 있습니다. 너무도 명확한 사실들을 증명하기 위해서 엄청난 고민을 하게 만드는 과목입니다. 증명 과정에서 직관적으로는 당연하게 느껴지는 사실이 조금이라도 섞여 들어가면 가차없이 오답처리를 받게 되는데요,
단 몇 가지 최소한도의 사실들, 공리라고 합니다, 만을 이용하여
매우 거대한 그러면서도 형식적으로 완벽한
그러니까 매우 체계적인 질서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이 과목의 어려움이자 매력입니다.
정리해서 말하면 이것입니다.
이해가 전부는 아니다.
형식적으로도 빈 틈이 없는 완벽한 수학을 만들자.
오늘의 말씀을 정리해 주세요.
대다수의 학생들은 수학은 이해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그것은 그게 옳다고 선생님들이나 다른 잘하는 친구들이 이야기하니까 그걸 따라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히려 수학은 암기다라고 말하는 학생들은 현실적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수학은 이해냐 암기냐 이 질문에 대한 저의 답은 이것입니다.
결국은 체계다.
암기 위주로 공부하는 학습 유형인가요? 그렇다면 부족한 유형 판단력을 어떻게 보충해 나갈 생각이죠? 자신이 만든 체계에 의해서 판단하도록 하십시오.
이해 위주로 공부하는 학습 유형인가요? 그렇다면 부족한 논리력, 부족한 정신력을 어떻게 메울 수 있을까요? 형식적으로 완벽한 체계를 만들도록 하십시오.
암기와 이해를 넘어 체계를 획득해야지 만이 완벽한 수학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