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쌤톡스의 성호쌤입니다. 그 동안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은 잘 가르친다는 것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려고 합니다.
오늘의 주제, 잘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미국의 교육학자 존 듀이는 말했습니다.
…
몇 가지 단계로 나누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첫째의 단계는 잘 기억시킨다입니다.
둘째의 단계는 잘 이해시킨다입니다. 잘 이해시킨다는 것은 무엇인가요? 간단히 말해 정답이 있습니다. 정답으로 가는 길을 잘 설명하고 해설하는 것입니다. 학원에서 선생님들이 잘 가르친다는 것은 이런 경우가 많습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볼까요?
초등학생의 경우 잘 이해시킨다는 것은 정답에 대한 설명을 잘하는 것입니다. 풀이단계가 거의 한 단계로만 이루어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중, 고등으로 넘어갈수록 잘 이해시킨다는 것은 요령에 대한 설명을 잘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를 풀다보면 중간중간 어려운 고비들이 있습니다. 중고등학교에서의 어려운 문제들은 사실상 많은 판단을 거쳐야 해서 간단히 해결할 수는 없는 단계들이 꼭 있어요. 이때 등장하는 것이 요령입니다.
이럴 땐 이렇게 해라, 저럴 땐 저렇게 해라…
신기하게도 잘 먹힙니다.
당연합니다. 그 요령을 얻기 위해서는 이미 많은 판단을 해 본 것이니까요. 학생이 했어야 할 시행착오와 판단의 과정을 누군가가 대신해 준 것입니다.
요령을 통해서 중간 과정을 효과적으로 단순화시킬수록 잘 가르치는 선생님이 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인가요? 성호쌤은 뭔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으신 것 같네요.
오늘은 가르침에 있어서 기억해야 할 세 가지 사항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특히 어린 아이나 초등 저학년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고 싶어하는 학부모님들께서 명심해야 할 사항을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무슨 교재를 써야 한다던가 어떤 내용을 가르쳐야 한다든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조금 다른 관점, 가르치는 자세라고나 할까요, 그런 관점에서 이야기해 볼께요.
네, 알겠습니다. 첫째 사항부터 말씀해 주세요.
첫째의 사항은 기다리기입니다.
인내하기는 무슨 화를 눌러앉히고 참을 인자 세 개를 가슴속에 새기고 있어라 하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아이를 가르칠 때 보통 학부모님들은 결론에 대해서 성급해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결론이란 문제 푸는 경우에서라면 정답인데, 아이의 생각이 정답에서 멀어졌을 때와 정답에 가까워졌을 때 동일한 방식으로 생각을 유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멀어졌을 때 잘못했다고 하거나 실마리를 주려고 하고, 가까워졌을 때 잘했다는 식으로 미리!! 반응하면 아이의 생각이 제대로 성장하지 못합니다. 눈치보는 실력이 성장합니다.
보다 중요한 것은 문제에 대한 집중도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집중도가 떨어졌을 때, 실마리를 조금 주거나 문제에 대해서 조금씩 설명합니다.
두 가지 관점에서 기다려야 합니다.
첫째, 결론을 기다리기입니다.
보통 아이나 학생들의 생각은 시작 부분에서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대한 학생의 창의력을 끌어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학생이 이 생각 저 생각 그냥 생각나는대로 이야기합니다. 정답 비슷하게 이야기합니다. 여기서 평정심을 지켜야 합니다. 더 들어보아야 합니다. 왜냐하면 그냥 이런 생각 저런 생각을 두서없이 이야기하는 도중에 나온 소리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둘째, 실수에 대해서 기다리기 입니다.
잘못된 부분, 예를 들어 계산이나 착각 등에 대해서 바로바로 지적하지 않습니다. 기다립니다. 먼 훗날로 넘겨도 됩니다.
잘못된 생각에 대해서 지적하는 것도 신중해야 할 때가 있습니다. 일단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잘못을 깨닫기를 기다려야 합니다. 아니 정확하게는 기회를 줘야 합니다. 섣불리 고쳐주려고 하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성과를 낼 수 있어도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한 부분에서 틀렸다고 해서 바로 지적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문제를 계속 풀다 보면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생기고 스스로 찾아나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또 좀 더 효율적인 방법을 가르쳐 준다는 생각도 신중해야 합니다. 그래 너도 맞았는데, 이렇게 하면 더 쉽게 되쟈나… 와! 아빠 천재다!!!!… 하지만 이때 아이는 자신의 생각이 왜 잘못되었는지나 무엇이 부족했는지에 대해서 고민하지는 않습니다. 간단히 자신의 생각을 내다 버립니다. 아이의 생각, 아이의 사고력이라는 새싹이 자라는 것을 가르치는 사람이 부지불식간에 막아 버리는 일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둘째의 사항은 무엇인가요?
가르치는 과정에서 감정을 끼워넣지 않습니다.
까먹은 내용이라도 항상 처음처럼 설명합니다. 아이들은 잘 까먹습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합니다. 이런 부분에서는 가르치는 사람도 기억상실증 환자가 되어 처음 가르치고 처음 배우는 내용인 것처럼 대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이 부분에서 감정을 끼워 넣지 않는 것이 아주아주 중요합니다.
(너는 어떻게 맨날 까먹니?… 저번에 한 건데 이것도 모르니?)
결과는 먼 훗날 나타납니다.
공부하면서 짜증내고 심지어 화내는 중고등학생들 많습니다. 아주 많습니다.
자신이 알 수 있는 것을 잠깐 실수로 몰랐던 경우에 자신 스스로 한 대 쥐어 박는다면 아주 괜챤은 경우죠.
공부를 많이 하다보니 스트레스를 받았다면 그것도 이해되는 상황입니다.
그렇지만 어떤 학생들은 조금만 어렵거나 조금만 모르겠어도 과도한 감정을 나타냅니다. 실제로 감정적으로 너무 흥분되거나 너무 침체되어서 더 이상 공부가 안되는 상황도 종종 나타납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부에 감정을 끼워 넣지 않는 것은 아주 중요한 습관이 됩니다. 공부할 때 감정이 과도하게 나타나는 것은 처음 공부를 시작할 때 어떤 상황에서 공부를 접하게 되었는지와 관련이 깊습니다.
처음 공부를 시작하는 아이를 가르치려는 부모님들의 태도는 장래의 학습 태도에 영향을 끼치는 아주 중요한 요인이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셋째로 주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이죠?
생각을 들어봐야 합니다. 설명해주는 것보다 이야기하고 설명을 들어야 합니다.
이해시키려 하는 것보다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지를 계속 들어봐야 합니다.
아이가 이해하는 방식과 어른이 이해하는 방식은 차이가 납니다.
심지어 초등학생이 이해하는 방식과 고등학생이 이해하는 방식은 큰 차이가 납니다. 예전에 서울영재고 학생과 이야기 해 본 적이 있는데요… 자신은 초등 6학년 때 수학을 제일 잘했었던 것 같다고 하면서 고1 내신으로 실력 정석을 푸는데 틀릴 때마다 초등학교 때에는 더 잘 풀었는데 하더군요….
공부방식이 차이가 나서 그렇습니다. 초등생 때라면 분석을 기초로 한 논리적 사고가 발달하기 전입니다. 사진을 찍듯이 전체 상황을 한 번에 기억하는 방식으로 공부가 이루어질 때라서
분석을 전제로 이 것을 논리적으로 종합해 내면서 발달하는 중학교 이후의 과정과는 다릅니다.
논리적인 생각, 체계적인 생각에 대해서 이해하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중학교 이후의 과정입니다. 초등학교는 사진과 같은 기억술입니다. 분석하는 기억이 아니라 전체적인 기억/종합적인 기억입니다.
무언가를 분해해서 이야기하려 하면 같은 대상에 대해서 보는 관점을 달리하고 있구나라고 판단하지 못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생각으로 넘어갑니다. 앞에서 네네 하고 있다고 해서 서로의 머릿 속에 같은 주제가 들어 있다고 착각하면 안됩니다. 동일한 생각에 대해서 분석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새로운 생각 새로운 주제로 넘어가니까요.
오늘 이야기를 정리해 주세요.
가르침이 지나치면 안됩니다.
어떤 학생들은 문제가 주어져도 무심코 그냥 기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문제가 이러저러한 문제다라는 설명을 듣고 나서야 문제를 풀게 됩니다. 의외로 많습니다. 조금만 어려워져도 문제 이해를 잘 못해서 문제에 대한 설명을 들어야 문제가 비로소 이해됩니다. 그리고 이제 풀기 시작하는 거죠.
물론 이런 학생들도 시험 시간에는 그렇지 않겠죠. 아니 그럴 수 없겠죠…
하지만 문제를 읽고 받아들이고 분석하는 부분은 여전합니다.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는 새지 않나요?
아주 형편없습니다. 큼지막하게 쓰여져 있는 조건을 빼 먹고 엉뚱한 부분에서 헤매고 있는 경우도 많으니까요. 제가 항상 이야기하는 것이 있죠. 문제와 대화하라. 여러 영상에서 강조한 바 있는데요…. 제가 뭔 대화 칭송론자라서 그런 건 아닙니다.
가르침이 지나쳐서 그렇습니다. 문제의 지문이 길어서 이해하는데 시간이 걸리면 옆에서 바로 설명해주고, 조금 실수하면 옆에서 바로 설명해주고, 문제가 어려워서 조금 헤매고 있으면 바로 옆에서 실마리 주고…
생각을 대신해 주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그러는데 사고력이 발전할까요?
사실 잘 가르친다는 것에는, 제가 생각하기에는, 하나의 단계가 더 있습니다. 셋째의 단계입니다. 같이 걷기 입니다…
정답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정답에 이르는 길을 알려 줘야 합니다. 아니 같이 그 길에 서 있어야 합니다. 어렵기도 하고 지루하다고도 할 수 있는 시행착오의 과정을 받아들이게 하고 인정하게 하고, 그 과정에서 같이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모든 과목을 암기 과목으로 만드는 방식으로 공부시키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이것이 오늘 제 이야기의 결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