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024년 대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메인주와 콜로라도주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이 없다는 결정이 나와 파장이 예상된다.
출마를 저지한 근거는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회 폭동이다. 이 사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워싱턴 D.C.에 위치한 국회의사당에 난입한 사건으로, 미국 역사상 가장 심각한 정치 폭력 사태 중 하나로 꼽힌다. 이 사건으로 인해 5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체포되었으며, 미국의 민주주의와 선거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하락했다.
메인주 최고 선거관리자인 셰나 벨로즈 주 국무장관은 지난 달 28일자의 서면 결정문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 폭동에 가담했다는 점을 이유로 출마 자격이 없다고 밝혔다. 콜로라도주 대법원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공직 피선거권을 박탈한 바 있는데, 두 결정의 근거는 수정헌법 14조 3항이다.
수정헌법 14조 3항은 “헌법을 지지하겠다고 맹세한 공직자가 반란에 가담하거나 적에게 원조를 제공할 경우, 다시 공직을 맡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은 미국의 건국 과정에서 발생한 반역 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제정되었으며, 이후에도 공직자의 정치적 중립성과 책임성을 보장하기 위해 적용되어 왔다.
이번 결정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즉각 반발하며 항소할 뜻을 밝혔다. 트럼프 캠프 대변인 스티븐 청은 벨로즈 장관을 ‘악성 좌파’, ‘바이든 지지 민주당원’이라 부르며 “실수하지 마시길. 이러한 당파적인 선거 개입 노력은 미국 민주주의에 대한 적대적인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내년 초 주별 경선이 임박한 상황에서 주마다 다른 결정이 나오면서 이 문제는 결국 연방대법원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격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