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이 필요한 순간
저자 김민형>>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머튼칼리지 교수이자 서울고등과학원 석학교수이다. 낭만주의 영시를 외우고, 쇼팽의 악보에서 수학적 아름다움을 말하는 그는, 한국을 대표하는 인문학자 김우창 교수의 차남이기도 하다. 중학교 1학년 때 몸이 아파 학교를 쉰 것을 계기로 혼자 집에서 공부하며 서울대학교 수학과에 입학했다. 서울대 개교 이래 첫 조기 졸업생이며,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 연구원, 퍼듀대학교,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 교수를 거쳐 포스텍의 석좌교수, 서울대학교와 이화여자대학교 초빙 석좌교수를 역임했다. 2011년 한국인 수학자로서는 최초로 옥스퍼드대 수학과 정교수로 임용되었고, 2012년 호암과학상을 수상했다.
김민형 교수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에서 유래된 산술대수 기하학의 고전적인 난제를 위상수학의 혁신적인 방식으로 해결하여 세계적 수학자의 반열에 올랐다. 오일러 도서상을 수상한 수학자 조던 엘렌버그는 그를 두고 “약 3천 년간이나 수와 수체계의 이론을 연구해왔지만 실제 탄생한 이론은 많지 않다. 누군가 진짜 새로운 방식으로 그 작업을 해낼 때마다 큰 사건이 된다. 김민형이 그 일을 실제로 해냈다”고 평했다.
현재 영국에 체류 중이며, 한국을 오가며 본인의 연구 외에도 일반인들에게 수학의 세계를 안내하는 작업을 활발하게 하고 있다. 초등학교 수학영재, 직장인, 대기업 임원, 심지어 수학과 무관해 보이는 발레 전공자에게까지 수학을 가르치는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수학 대중화를 위한 ‘수학콘서트 K.A.O.S’의 메인마스터로 활동했으며, 웅진재단, 네이버커넥트재단 등에서 수학영재를 위한 강의 및 멘토링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참여했다. 지은 책으로《수학의 수학》,《소수 공상》, 《아빠의 수학여행》,《수학자들》(공저) 등이 있다.
시작하며 에 있는 다음과 같은 문장을 통해 이 책의 주제를 알 수 있네요.
“(그렇다면) 수학적인 이해력은 무엇일까요? 이 책은 바로 그 질문을 탐구하는 과정입니다. 우리에게 ‘수학은 무엇인가’라는 그 어려운 질문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한 여행입니다.”
1강 수학은 무엇인가
먼저 저자의 이야기를 읽어보겠습니다.
앞에서 수학을 논리적인 풀이과정이라고 이야기했는데, 어쩌면 그게 수학에 대한 편견일 수 있다는 겁니다.
첫째, 수학은 논리학만은 아니다.라는 사실입니다.
둘째, 수학만이 논리를 사용하는 학문은 아니라는 겁니다.
매우 설득력 있는 주장인데요, 저자의 주장에 대해서 읽어보고 자신의 생각과 비교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저자의 수학에 대한 생각을 직접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자신의 생각, 어쩌면 저자가 보기에는 편견이라고 할 수 있는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과 저자의 생각을 비교해 보는 독후감을 작성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자가 주장하는 내용이 너무 일반적인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수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서로 이질적인 분야인 정수론과 위상 수학의 분야를 결합해 창의력 있는 연구 성과를 내보여준 세계적인 수학자의 깊은 사색과 고뇌의 산물이라고 이해해 볼 수도 있습니다.
2강 “역사를 바꾼 3가지 수학적 발견” 에서는 인류 역사상 중요한 3가지 발견을 제시합니다.
그런데 이 제목은 편집자들의 노고가 엿보이는 부분이네요^^ 사실 시기를 확실히 좁혀서 17세기의 가장 중요한 수학적 발견 정도가 원래 저자의 의도라고 생각합니다.
첫번째는 ‘빛은 (가장 짧은 경로가 아니라) 시간을 최소화하는 경로로 진행한다.’는 ‘페르마의 원리’입니다. 조금 의외죠?
두 번째는 뉴턴의 책 ‘프린키피아(자연철학의 수학적 원리)’의 발간입니다. 이 부분은 누구라도 쉽게 납득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 유명한 뉴턴의 운동법칙을 포함하여 순수수학적으로는 미분, 적분의 이론을 수록하고 있어… 역사상 중요한 수학적 발견들의 가교이자 증폭제 역할을 ….이와 함께 과학적인 방법론의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수학과 물리학 뿐만 아니라 흄과 칸트를 통해 계몽주의 철학적 세계관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 등의 내용들을 천천히 읽어보면 좋겠습니다.
세 번째는 데카르트의 ‘기하학’입니다. X축과 Y축의 좌표를 통해 기하학을 문자로 명료하게 표현하고 도출하게 했다고 평가하고 있네요.
아마 여러분들은 이 2강의 내용을 자신만의 관점에서 이해해 보고 평가하는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겠지만, 더 나아가서 18세기나 19세기의 가장 중요한 수학적 발견, 아니면 편집진들의 제목 그대로 자신만의 관점에서 역사를 바꾼 3가지 수학적 발견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저의 기준으로는 19세기 가장 중요한 수학적 발견 세 가지를 꼽으라면 코오시의 극한 개념 확립, 맥스웰의 방정식, 리만 기하학을 꼽고 싶고 역사 전체를 통틀어 세 가지를 꼽으라고 하면 탈레스의 증명의 발견, 뉴튼-라이프니쯔의 미적분학 발견, 조건부 확률이라는 개념으로 대표되는 베이즈 통계학의 발견을 꼽고 싶네요.
3강 확률론의 선과 악
저자는 두 가지의 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먼저 루카 파치올리가 제기한 문제입니다. 회계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이 사람이 1494년 출간한 <<산수, 기하학, 비례와 비례적인 것들의 대전>>에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제기하였습니다. 점수의 문제 두 사람이 동전 던지기로 도박을 하는 데. . . 그런데 갑자기 게임이 중단된다면 판돈은 어떻게 나눌 것인가? 가령 한 사람이 5점, 다른 사람은 3점을 획득한 상태에서 부득이하게 겨루기를 중단해야 한다면….(어떻게 나누어야 할까요?)
이 문제의 해법을 발견한 사람들이 바로 페르마와 파스칼입니다. 경우의 수를 고려한 방법론도, 기댓값이라는 개념도 바로 파스칼과 페르마의 서신에서 처음으로 등장합니다.
두번째는 트롤리 문제입니다. 정의란 무엇인가로 익숙해진 분들도 많겠죠? 망가진 전동차가 언덕길에서 내려올 때 진로를 바꾸지 않고 차안의 5명이 죽게 내버려 두는가, 아니면 진로를 바꿔서 4명의 보행자를 죽여야 하는가라는 문제, 누군가를 곤혹스럽게 하려는 문제가 아니라 매우 철학적인 문제입니다. 더구나 이 문제는 자율주행의 시대가 되면 실제적인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차가 갑자기 고장났는데 앞에서와 같은 상황이 되었다면 우리는 인공지능에게 어떻게 판단하도록 해야 할까요?
저자의 마지막 이야기에 대한 토론을 주제로 독후감을 작성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네요.
선하고 악한 것은 얼마나 확률적인가?
4강과 5강의 내용은 매우 정치학적이고 사회학적이기도 한 내용들이네요.
민주주의란 무엇이죠? 다수결과 투표로 올바른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요? 물론 여기에서 올바른 결정이란 사회 구성원 전체의 의견이 반영된 결정을 뜻합니다.
4강 답이 없어도 좋다
4강은 사회선택이론에 대한 내용입니다. 다수결로 결정하는 투표제도에서 꼭 필요한 조건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바로 의견일치의 원리. 만약 모든 사람이 A를 B보다 선호한다면, 공동결정도 역시 A를 B보다 선호한다는 원리입니다.
둘째 독립성의 원리
어떤 두 후보를 비교하는 것은 제 3의 후보가 있느냐 없느냐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입니다.
셋째 어느 한 개인의 의견이 항상 사회결정으로 반영되는 상황이 있으면 안된다는 원리, 즉 독재자는 존재하지 않는다…입니다.
충분히 고개가 끄덕여지죠?
그런데 애로는 바로 여기에서 놀라운 주장을 증명!합니다.
바로 애로의 불가능성 정리입니다.
후보가 적어도 3명이 있는 선거에서는 이 원칙을 만족하는 방법론이 없다.
아, 그러면 민주주의란 애시당초 불합리한 사회제도란 뜻인가요? 정치학과 경제학, 사회학 등을 전공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생각해 볼 것이 많은 주제입니다.
5강 답이 있을 때, 찾을 수 있는가?
5강에서는 이른바 짝짓기 문제를 다룹니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가장 큰 효용을 느끼는 짝짓기가 가능한가의 문제인데, 어렵지 않게 내용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되네요.
6강 우주의 실체, 모양과 위상과 계산
이 부분은 아무래도 저자의 전공 분야와 관련이 있는 부분입니다. 최신의 현대 수학의 흐름을 소개하는 부분이라서 이해가 쉽지만은 않습니다. 물론 최신의 수학적인 흐름이라 해도 그 의미만 간단히 전달하려고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부담스럽진 않습니다. 최신의 수학 발전은 점점 더 대수적인 분야로 집중되고 있는 듯 한데요.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네요.
그럼 당신은 우주가 대수적이라고 생각합니까, 기하적으로 생각합니까? 내기를 해야 한다면 뭐라고 할 겁니까? 2014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한 학회에서 미국 고등과학원 원장인 다이어그라프가 강의를 마치고 나서 질문을 받았습니다.
한참을 망설인 다어어그라프는 저는 우주가 대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자는 다음과 같이 덧붙이는데요,
기하라는 건 대수를 표현하는 통계적인 현상이지, 근본적인 우주의 실체는 대수적이라는 것이죠.
어때요? 이 말이 잘 이해되나요? ‘기하라는 건 대수를 표현하는 통계적인 현상’이라는 말? ‘기하’는 무언가 추상적인 것을 보여주는 것에 불과하다는 느낌까지 드네요. 무언가 추상적인 것이란 물론 대수적인 것, 예를 들면 방정식일 수 있겠습니다.
책의 부분부분에서 저자는 최신 수학의 흐름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고 있는데요,
자연과학 이론 전공을 희망하는 학생들이라면 깊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부분이겠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자, 여기까지 책의 내용을 소개해 봤는데요,
일관되게 저자가 우리에게 하고 있는 질문 하나가 있습니다.
수학이란 무엇인가?
1. 수학은 논리인가?
2. 수학은 수를 중심으로 다루는가?
저자가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수학이 단순하게 획일적으로 정답을 찾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수학은 정답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점입니다.
전체적으로 인문학적 관점에서 수학을 바라볼 수 있는 내용의 책이라서 문과 쪽 전공의 학생들에게도 유익한 책입니다.
특히 경제학과 사회학, 정치학 등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은 4강과 5강의 내용을 중점적으로 보면 좋겠고, 생각할 내용이 아주 많을 듯 싶습니다.
수학에 대한 자신의 관점을 보다 깊게 고찰하고 싶은 학생, 그 관점을 새롭게 하고 싶은 학생들은 1강과 6강의 내용을 읽고 많이 반추해 보시기 바랍니다.
수학이란 무엇인가? 저자는 수학을 공부하면서 무엇이 중요하다고 느껴왔는지를 추측하면서 책 내용을 잘 읽어보고 좋은 독후감 작성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