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칼의 삼각형 잘 아시죠?
간단한 듯 보이는 이 도형에도 수학의 미해결 문제가 숨어있습니다. 싱마스터의 문제입니다. 무한히 나오는 수는 1밖에 없다. 나머지 수는 모두 유한 번 나온다. 왜 그렇죠? 어떤 자연수 N이건 N은 N째 줄 이후로는 절대 나올 수 없습니다.
2가 유일하게 한 번 나오구요. 나머지는 모두 두 번 이상으로 나옵니다. 대칭이기 때문이죠. 3은 두번, 4도 두번,…
120은 여섯번 나옵니다.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많이 나오는 수는 3003이라 하네요. 모두 8번 나옵니다. 싱마스터는 최대 12번을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3003 다음으로 아직 8번 나오는 수가 무엇인지조차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오늘은 이 파스칼의 삼각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번 영상에서 페르마와 파스칼 사이의 편지 이야기를 했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내친 김에 파스칼과 관련된 수학 이야기, 파스칼의 삼각형 이야기입니다. 만들어볼까요?
대부분의 다른 수학적인 이야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파스칼의 삼각형 역시 그 근원은 파스칼에게 있지는 않습니다. 파스칼은 이미 알려져 있던 산술 삼각형, 사실 파스칼의 삼각형이라는 이름은 훨씬 뒤에 붙여진 이름이며 이란에서는 11세기 페르시아의 수학자 오마르 카이얌을 아름을 붙여 카이얌의 삼각형으로 불리고, 중국에서는 13세기 송나라의 수학자 양휘의 이름이 붙어 양휘의 삼각형이라고 불립니다, 파스칼은 산술 삼각형의 여러 성질을 정리하고 여기에 자신의 연구 결과를 보태고 있는데요, 이미 1303년 중국의 수학자 주세결의 책에 다음과 같은 그림이 보이는군요. 이 방식으로 만들어 보겠습니다.
잘 알고 계시듯이 파스칼의 삼각형은 거듭제곱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얻어지는 계수들을 구하는 도형입니다.
처음 1이고 있고 여기에 에이더하기 비를 거듭해서 곱하는 상황을 그림으로 나타냅니다.
1
에이 항 그리고 비항의 계수를 씁니다.
1 1
다시 에이 더하기 비를 곱합니다.
에이를 곱하여 에이제곱항 에이비항, 비를 곱하여 에이비항 비제곱항
같은 항을 붙여서 쓰니 다음과 같군요.
1 11 1
다음 줄의 수들도 똑같이 만들어집니다.
1 111 111 1
중국 수학자들의 도형을 정확히 만들 수 있죠?
사실 파스칼은 이미 알려져 있던 이 성질, 즉 거듭제곱에서의 계수 구하기에 더하여 확률론과 관련지어서 방법의 수를 구하자는 관점에서 이 도형을 탐구하였습니다.
각각의 수들은 맨 윗줄의 1로 부터 그 지점에 이를 수 있은 방법의 수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제 규칙을 발견해 보자.
현대의 우리는 많은 수학적 혜택을 입고 있어서 무언가 처음 제시되었을 때에는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고, 복잡한 부분도 많은데, 그 후에 정리된 깔끔하게 정리된 방법들, 기호들을 사용하여 아주 쉽게 이해한다. 좋은 점도 있지만 당시의 수학자들이, 아마도 저를 포함해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의 지성을 훨씬 뛰어넘는 천재급의 수학자들이 겪었던 어려움과 해결을 위한 탐구, 접근방식과 고민을 알지 못하게 된다라는 단점도 있으리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들의 방식 대로, 그 당시의 방법으로 접근해 보겠습니다. 바로 윗단의 이웃한 두 수를 더해 나간다는 규칙은 파스칼의 삼각형의 작성법이라고 하면, 그렇게 얻어지는 수들 사이의 또 다른 규칙성은 뭐가 있을까요?
한 줄에서 이웃하는 두 수들의 비율을 구해보겠습니다.
여기를 보세요. 규칙이 확연히 보이네요.
파스칼의 설명을 들어볼까요?
N째 줄에서 이웃한 두 수의 비율은 각각 그 줄의 처음에서 앞 수까지의 개수와 뒷수에서 끝까지의 개수의 비율과 같다.
그러고 보니까 다른 줄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이용하면, 예를 들어, 1 100으로 시작하는, 그러니까 0째줄부터 생각하여 100번째 줄에 해당하는 줄인데요, 그 줄을 차례로 구할 수 있겠네요. 그 윗 줄의 도움을 받지 않고 말이죠.
파스칼은 심지어 현대의 관점에서 보면 수학적 귀납법적이라고 할 수 있는 논리를 적용하면서 증명합니다. 파스칼은 간단한 예를 들어 보이면서 설명하지만 문자를 써서 일반화할 수 있습니다.
위에서 N째 줄에서 왼쪽으로부터 k째 수로부터 비유을 보겠습니다.
k:N+1-k k+1:N-k
그런데 비율을 합쳐야 하겠네요. k(k+1):(N+1-k)(k+1), (N+1-k)(k+1):(N+1-k)(N-k)
그럼 그 밑에 만들어지는 두 수의 비율을 구할 수 있습니다.
(k+1):N+1-k
정확한 증명이 가능하네요.
결국 에이 더하기 비의 엔 제곱은 다음과 같이 전개됩니다.
거듭제곱 말고 다른 것에 이것을 적용해 볼 수는 없을까요? 간단히 에이는 1, 비는 엑스로 하여 전개해 보겠습니다. 이것은 어떨까요? 아 등비급수의 공식이 얻어지네요. 제곱근에 이런 규칙을 적용해 보는 건 어떨까요? 누가 했을까요? 파스칼 이후 세대인 뉴튼이 했던 작업입니다.
뉴튼은 그런 추측을 통해서 식을 만들어 보고 나름대로 검증해 보았습니다. 직접 계산해 본 것이죠. 현대의 우리는 훨씬 더 유리한 입장에서 그러한 추측이 맞는지, 그럴 듯 한지 쉽게 검증해 볼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게 시켜볼까요?
와! 그럴 듯 하네요.
사실 이러한 생각은 뉴튼이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뉴튼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뉴턴은 이전의 수학자들보다 과감했습니다. 일반적인 유리 지수 함수에 적용해 보았던 거죠.
뉴턴은 1676년 런던왕립협회의 서기였던 헨리 올덴버그에게 자신이 12년 전 발견한 ‘일반화된 이항정리’에 대해 설명하는 편지에 다음과 같이 썼다.
“aa, aaa, aaaa대신에 a², a², a⁴라고 쓰고 √a, √a³ 대신에 a^1/2,a^3/2이라고 쓰며 1/a, 1/aa, 1/aaa대신에 a^-1,a^-2,a^-3이라고 쓴다
여기에서 여러 가지 호기심이 생깁니다.
도대체 분수나 제곱근을 음의 지수나 유리지수로 나타내자는 생각은 어떻게 나타났는지,…
또 하나는 무한한 급수는 과연 원래 함수를 정확히 나타낼 수 있는지…
에 대한 의문들입니다.
다음 영상들에서 차례차례 풀어보겠습니다.
간단히 정리하면서 오늘의 영상을 마무리하겠습니다.
바야흐로 페르마와 파스칼, 뉴턴이 살았던 이 시대는 현대 수학을 넘어 현대 과학을 이루는 기본 개념들이 등장하고 다듬어지던 시기였습니다. 결론을 잘 알고 있는 우리는 어쩌면 편안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기는 합니다만, 당대의 수학자들에게는 그렇게 편안하지만은 않았습니다.
이러한 추측성의 작업들에 대해서
페르마를 포함한 정통파적인 수학자들은 사실은 매우 비판적이었거든요. 페르마가 뉴튼에 비해서는 앞선 세대의 수학자이긴 했지만 당시에도 이런 방식의 논리 전개를 해 나가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르네상스 이후로 근대로 들어서고 있던 유럽은 이제 서서히 과학발전의 중심이 되어가고 있었는데 수학의 역사에서 경쟁과 비판, 심지어 시기와 질투는 그리 낯선 표현은 아닙니다. 만약 수학의 역사를 경쟁의 역사라고 한다면 도구론적인 상대주의와 플라톤적인 절대주의 사이의 경쟁의 역사가 바로 수학 발전의 역사라고 이야기하고 싶네요.
직관과 창의력에 의해서 새로운 규칙과 새로운 개념을 발견하고 추론을 바탕으로 과감하게 앞으로 나아가려는 도구론적인 상대주의와 보편성과 엄밀함을 바탕으로 반박 불가능하고 완벽한 논리체계를 구성하고자 하는 플라톤적인 절대주의 사이의 싸움입니다. 이 싸움은 때때로 거짓과 참 사이의 싸움, 오랜 전통에 기초한 교조주의와 번득이는 창의성에 기초한 자유주의 사이의 싸움이라는 겉모습을 하고 나타나기도 했지만 일반인인 우리의 입장에서 보자면 수학을 해 나가는 자세에 대한 싸움이자 경쟁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