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페르마입니다. 페르마가 빛의 이동경로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밝혔습니다. 빛은 두 지점 사이의 최단 거리 경로가 아니라 최단 시간 경로를 따라 움직인다고요.
페르마의 원리에 따라 빛의 굴절 법칙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두 물질, 매질이죠, 에서 빛의 속력이 다르다면 빛은 정확히 어떤 경로를 따라 움직일까요? 시간 함수를 만들어 미분해 볼수도 있지만, 페르마의 생각을 쫓아가 보죠. 경계선에 있는 아주 가까운 두 지점, 델타만큼의 차이가 나는 두 지점을 각각 지나갔을 때의 시간 차이를 생각해봅니다. 델타가 아주 작으면 평행선처럼 생각할 수 있어서 연한 초록색의 선분 만큼 늘어난 거리와 주황색 선분 만큼 줄어든 거리를 이동하는 시간을 비교하면 됩니다. 미분해서 0이 되는 지점, 페르마의 표현대로라면 근사적 동등성이 성립하는 부분을 찾으면 되니까 다음과 같이 정리되네요. 물리에 친숙하신 분들이라면 잘 알고 계실 스넬의 법칙입니다.
오늘은 여기에서 한 발자욱 나아가서 다음과 같은 문제를 풀어보겠습니다.
요한 베르누이는 1696년 6월 독일어권 최초의 과학 잡지 악타 에루디토룸
Acta Eruditorum (“박식한 사람들의 기록”)에 하나의 문제를 제시하면서 다음과 같은 쓰고 있습니다.
“저, 요한 베르누이는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수학자들에게 연설합니다. 지적인 사람들에게는 정직하고 도전적인 문제보다 더 매력적인 것은 없습니다. 그 문제의 가능한 해결책은 명예를 주고 영구한 기념물로 남을 것입니다. …”
그 문제는 바로 “수직 평면에 있는 두 점 A, B가 있을 때, 중력만 작용하는 점이 A에서 출발하여 가장 짧은 시간에 B에 도착할 때 그리는 곡선은 무엇입니까?” 라는 최단 시간 곡선 문제입니다.
같이 한번 풀어볼까요? 그 전에 단 한 가지의 배경지식이 필요합니다. 바로 역학적 에너지 보존 법칙입니다. 처음 0의 속력으로 출발한 물체가 높이 와이 만큼 낙하하면 운동에너지와 위치 에너지의 관계에서 속력의 제곱은 연직 낙하 거리 와이와 비례한다는 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높은 곳에 있던 물체가 낙하하면 속도는 점점 빨라집니다. 앞에서 굴절의 법칙 설명하면서 그렸던 그림을 조금 바꾸어 놓겠습니다.
그런데 내려올수록 물체의 속도는 순간순간 점점 더 빨라지죠? 따라서 최단 시간의 문제는 아주 많은 층의 매질이 있는, 즉 연속적으로 변하는 매질 속에서 움직이는 물체의 굴절에 대한 문제로 바꾸어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물체는 하나의 규칙을 따르는데 순간순간 속력분의 싸인 값은 일정하다는 규칙입니다.
만약 최저점까지 왔을 때의 속력이 브이_엠이라면 다음과 같은 식이 얻어지겠군요.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속력은 와이의 제곱근에 비례한다라는 성질과 무한소 삼각형에 대한 피타고라스 정리를 쓰면 됩니다.
이제 문제는 이러한 관계식을 만족하는 곡선이 무엇이냐 하는 것이겠네요. 잠시 이야기를 역사 속의 베르누이한테 돌아가 볼까요?
베르누이는 해결법이 들어오는지 6개월을 기다렸지만 아무 것도 받지 못했고, 라이프니츠의 요청에 따라 공개적으로 기간을 1년 반 연장하기로 하였던 참이었습니다.
1697년 1월 29일 오후 4시 ,
왕립 조폐국에서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아이작 뉴턴은 요한 베르누이의 편지에서 이 난제를 발견했습니다. 뉴턴은 밤을 새서 이 난제를 풀었고 우체국이 열리자마자 익명의 우편으로 해결책을 보냈습니다. 베르누이는 해결책을 읽고 즉시 저자를 알아보고 “발톱 자국으로 사자를 알아본다”고 외쳤습니다.
나중에 뉴턴은 익명으로 편지를 보낸 것에 대해 “나는 외국인들이 수학적 문제에 대해 잔소리를 하거나 놀림을 주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답니다.
뉴턴은 마지막으로 이 식을 만족하는 곡선이 바로 싸이클로이드임을 어떻게 찾아냈는지는 이야기하지 않았습니다. 추측해보자면 아마 알고 있던 여러 곡선의 성질과 비교했으리라 생각됩니다.
싸이클로이드는 예전 영상에서 소개한 적이 있던 곡선인데요, 바퀴를 굴렸을 때 바퀴 위의 한 점이 그리는 자취입니다.
오늘은 그림을 뒤집어 놓구요, 원이 매달려 굴러가는 상황을 상상해 보겠습니다.
원 위의 한 점의 운동은 원의 중심을 회전 중심으로 하는 회전 운동과 원의 중심이 평행이동해 가는 운동의 결합인데요, 원의 중심 대신 접점의 운동이라고 해도 되겠죠, 접점이 움직이는 만큼 원이 회전하게 되니까 크기가 같은 두 속도의 합이네요.
어떻게 하죠?
기하의 간단한 성질을 써보니… 아, 이게 직각이 되는군요. 그러니까 한 점의 운동은 접점을 순간적인 회전 중심으로 하는 원운동이라고 볼 수 있네요.
이 그림 많이 보신 그림인가요?
이제 원의 지름의 성질을 쓰고, 피타고라스 정리를 증명하는 과정에서의 비례식을 하나 써보겠습니다. 아 그러니까 이렇게 되는 거군요. 비례식으로부터 원하는 관계식과 완벽히 일치합니다. 최대 낙하 높이를 지름으로 하는 원으로 싸이클로이드를 만들면 바로 최단 시간 곡선이 되는 거군요.
역시 기하학은 위대하죠?
